▲ 애플 아이패드와 아이폰, 맥북 제품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이르면 2024년 출시하는 ‘맥북’과 ‘아이패드 프로’ 등 주력상품에 고성능 올레드패널을 탑재해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소형 올레드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의 올레드패널 핵심 공급사로 입지를 키우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물량 공급을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될 공산이 크다.
17일 디지털트렌드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앞으로 출시하는 맥북과 아이패드 신모델에 최대 120Hz의 화면 주사율을 구현할 수 있는 올레드패널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현재 맥북과 아이패드에 LCD 또는 미니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내놓고 있는데 이를 올레드패널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DSCC 창업자인 로스 영 CEO는 애플이 올레드 탑재 제품을 2024년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디스플레이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을 앞세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에 LCD 대신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올레드패널 공급 비중을 점차 확대해 왔다. 아이패드와 맥북 일부 모델에는 자체 개발한 미니LED 패널을 적용했다.
그러나 미니LED 기술의 완성도가 아직 낮아 화면 밝기가 균일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시장 반응도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레드패널은 화질과 전력효율, 무게 등 측면에 장점이 있지만 노트북이나 태블릿 화면에 쓰이기는 단가가 비싸고 패널 공급도 삼성디스플레이에 사실상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해 애플이 공급처 다변화와 단가 협상을 진행하기 유리한 입지에 놓이면서 상황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결국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에 올레드패널 탑재를 확정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공급 물량을 두고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 년 전부터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고객사에 노트북과 태블릿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며 오랜 사업 경험을 확보했고 기술 완성도도 높여 왔다.
특히 애플이 이번에 탑재를 검토하는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올레드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춰 화면 주사율 및 전력효율 향상에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 안내. |
LG디스플레이는 LTPO 올레드패널 상용화에 후발주자로 꼽히지만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14 일부 모델에 공급을 확정짓는 등 애플에 기술 발전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노트북과 아이패드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것은 앞으로 세계 전자업계 전체의 시장 흐름을 바꿔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현재 노트북과 태블릿PC에 고성능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같은 프리미엄 태블릿 제조사나 게이밍 노트북 제조사 등 일부에 그친다.
그러나 애플이 주력 상품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해 해당 기술이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는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고객사 기반을 확대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수익성이 높은 대화면 올레드패널의 수요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다만 맥루머스에 따르면 중국 BOE가 애플의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로 진입하며 아이패드와 맥북용 올레드패널 공급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생산 지원을 받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는 BOE의 시장 진입으로 애플 올레드 공급 경쟁이 '3파전'으로 진행된다면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공급 물량과 단가 측면에서 다소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BOE는 최근 디스플레이 생산공장 한 곳을 노트북 크기의 15인치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애플에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