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면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72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보인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주요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지금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직원들에게는 조직문화를 함께 바꾸자고 당부했다.
그는 “어느 조직혁신 방안도 공감과 인식 전환이라는 소프트웨어의 변화 없이 하드웨어만 바꿔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에서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조사역이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