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 시달리는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해법 찾기에 골몰

▲ (왼쪽부터) 한국GM의 이쿼녹스, 쌍용차의 토레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 하이브리드. 

[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중견 3사가 국내에서 판매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수 판매 회복을 위해 이들 회사 모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다른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5월 국내판매는 27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9.8% 줄었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앞세워 수출을 9.3% 늘렸음에도 내수부진으로 인해 5월 전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4.4% 줄었다. 한국GM의 올해 1~5월 국내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가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5월 국내판매 3728대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19.6% 줄었다. 올해 3월과 4월에도 1년 전보다 각각 21.6%, 57.4% 감소해 3개월 연속 내수판매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판매부진 시달리는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해법 찾기에 골몰

▲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 <한국GM>


쌍용차도 5월 국내에서 4275대를 판매해 1년전 보다 13.7% 판매량이 줄었다. 쌍용차의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2.9% 늘었다. 

쌍용차는 이들 3사 가운데는 그나마 국내판매에서 상대적으로 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매각 공고를 내고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국내 판매 확대가 가장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들 3개 회사는 현재 모두 SUV 모델을 중심으로 내수판매 반등을 도모하는 가운데 각자의 상황에 맞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높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3만 대 이상 판매된 17종의 자동차 가운데 SUV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이 10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은 수입 SUV 풀라인업을 갖춰 국내 판매 반전을 노린다.

한국GM은 이쿼녹스 디젤모델을 단종한지 1년여 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이쿼녹스 가솔린 모델을 본사에서 수입해 3일 다시 국내 출시했다. 

이로써 한국GM은 SUV 라인업 가운데 비어있던 중형SUV 자리를 채우며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이쿼녹스-콜로라도-트래버스-타호'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GM본사의 스티브 키퍼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2025년까지 한국에서 출시되는 전기차 10종은 전량 GM에서 수입해 판매될 것"이라며 "2023년 출시될 차세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이외에 한국GM에서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이에 한국GM은 SUV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검증된 본사 차량을 들여와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쿼녹스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 콤팩트 크로스오버(CUV)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한국GM이 올해 국내 출시한 신차들을 살펴보면 대형SUV 타호, 대형SUV 트래버스 부분변경모델, 2022년형 볼트EV 부분변경모델 및 볼트EUV(스포츠유틸리티 전기차)로 모두 SUV를 포함한 RV 수입모델이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부사장은 “6월에는 이쿼녹스가 출시되는 만큼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의 확대를 위해 한층 강화된 SUV 라인업과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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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M3.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올 하반기 출시하기로 예정된 XM3 하이브리드 모델를 앞세워 국내 판매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 부침 속에서도 XM3 가솔린 모델은 올해 1~5월 판매량은 1년전보다 7.6% 늘렸다.

더욱이 르노코리아가 XM3 하이브리드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면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인기에 올라타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가솔린차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7.2% 줄어든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172.1% 급증했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화하기에 앞서 전기차가 익숙지 않은 소비자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차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에 앞서 지난해 8월 유럽에서 출시 뒤 판매호조를 보이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는 4337대가 해외에서 팔리며 6월 르노코리아 전체 수출량의 90% 가량을 차지했는데 그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3481대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럽 기준 공인 연비는 리터당 24.4Km에 이른다. XM3 가솔린 모델 리터당 복합연비 13Km대, 경쟁 차종인 소형 SUV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연비는 19.1~20.8Km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부진에 빠진 르노코리아 내수판매 실적에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쌍용차는 과거 ‘SUV 전문 브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무쏘의 후속작인 신차 토레스의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신차 J100의 이름을 토레스로 확정하고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으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디자인과 관련한 호평과 신차에 관한 기대를 담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6월 토레스 사전계약의 시작과 함께 양산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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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레스 티저 이미지. <쌍용차>


업계에선 토레스의 가격은 3천만 원 초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바라본다.

이는 쌍용차의 차량 라인업에서 준중형 SUV인 코란도 가격(2253만~2903만 원)과 대형 SUV 렉스턴 가격(3717만~5018만 원)을 고려해 추정한 금액이다. 

쌍용차는 신차 토레스의 시장 안착을 위해 가능한 판매 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 4월에는 쌍용차 각 지역 대리점 협의회 대표 30여 명과 판매 확대를 위한 결의대회도 열었다.

이광섭 쌍용차 국내영업본부장 전무는 간담회를 통해 “토레스는 쌍용자동차 회생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쌍용차와 대리점이 하나가 돼 토레스의 성공적 론칭에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여러 차종이 생산 지연으로 신차를 계약하고 인도하는데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고 있다. 이와 달리 완성차 3사는 상대적으로 짧은 출고대기 기간을 보이고 있어 국내 판매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6월 판촉행사 관련 보도자료에서 “르노코리아의 주력 차종은 계약 후 2~3개월 안에 출고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6월에 신차를 계약하면 XM3와 QM6는 최대 3개월, SM6는 2개월 안에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한국GM과 쌍용차의 인기차종도 1~3개월 안에 차를 받을 수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