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배터리 소재사업에 손을 뻗을까?

일진머티리얼즈가 최근 최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GS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오늘Who] GS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가능성, 허태수 소재사업 결단할까

허태수 GS 대표이사 및 GS그룹 회장.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동박 사업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상당히 매력적 매물로 여겨진다. 

시가총액 기준 최대주주의 지분가치 약 2조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가격은 3조 원가량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GS그룹은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사업 성장성을 극대화할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는 2022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을 2조832억 원 가량 들고 있고 유형자산은 12조8004억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2022년 1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119.2%로 지난해 말 기준 144.3%와 비교해 많이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차입금을 자산으로 나눈 수치)도 30.6%로 추가적으로 차입을 진행할 여력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범GS그룹 사이의 연대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코스모그룹의 허경수 회장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이자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장인이다. 박철완 전 상무는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인 허재명 대표이사 사장의 처남으로 혼맥이 이어져 있다.

허태수 회장은 지난해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과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코스모그룹의 양극재 공장을 찾을 정도로 배터리 소재사업에 관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허태수 회장이 코스모그룹의 양극재 기업 코스모신소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른 대기업들의 상황도 GS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은 이미 동박기업인 SK넥실리스를 인수한 뒤 사업확장을 펼치고 있다.

또 롯데그룹은 동박사업을 하고 있는 솔루스첨단소재에 지분투자를 해둔 터라 다른 동박 기업에 투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게다가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PI첨단소재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한꺼번에 대형 인수합병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시선에 힘을 보탠다.

LG그룹은 과거 일진머티리얼즈와 조인트벤처를 논의하기도 했지만 일진머티리얼즈가 삼성SDI를 비롯한 배터리 경쟁사와 이미 계약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20년 기준으로 전체 동박공급의 50%를 삼성SDI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삼성SDI와 일진머티리얼즈의 밀접한 관계로 말미암아 삼성그룹의 인수 참여를 점치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삼성은 과거 그룹차원에서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화학소재사업을 넘겼던 만큼 다시 소재분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앞으로 5년간 친환경과 디지털 분야에 2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놓으며 "디지털과 친환경이라는 환경 변화를 사업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일관된 의지와 실행이 GS 미래성장의 열쇠다”고 말한 바 있다.   

GS그룹에선 신사업분야에 2차전지 소재사업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어 이번에 허태수 회장이 결단을 할지 시선이 쏠린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