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최근 생산을 재개한 전기차 주력모델 ‘볼트EV’ 가격을 크게 낮춰 판매하면서 전기차 대중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에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가격 경쟁력과 두 회사의 긴밀한 협력이 볼트EV 판매 확대를 통한 동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M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일 볼트EV 2023년형 신제품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5900달러(약 736만 원) 낮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볼트EV 기본형 모델 가격은 2만9795달러까지 낮아졌으며 볼트EUV 신모델 가격은 기존보다 6300달러 낮아진 2만8195달러까지 내려갔다.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업체들이 최근 배터리 등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전기차 가격을 일제히 높이는 반면 GM은 공격적 수준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차별화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3’ 최저 판매 가격은 4만6990달러로 신형 볼트EV와 비교해 1.5배 이상이다. 올해 들어서만 3차례의 가격 인상이 단행돼 소비자 부담이 더 커졌다.
반면 GM은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소비자들에 합리적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가격을 새롭게 책정했다고 밝히며 주요 경쟁사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GM이 최근 볼트EV 생산을 재개하며 보급형 전기차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재도전하는 만큼 단기간에 확실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트EV는 2020년 전 세계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사고로 전량 회수가 결정됐던 차량이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였던 GM과 LG화학이 리콜 비용을 부담하며 일시적으로 생산과 판매도 중단했다.
그러나 GM은 생산을 재개하는 볼트EV 등 전기차에 여전히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두 회사의 굳건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GM이 볼트EV의 가격을 크게 낮춰 시장에 내놓기로 결정한 배경도 LG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협력 관계 및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낮추려면 결국 배터리 수급 가격도 그만큼 낮아져야만 한다.
▲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에 여러 건의 신규 배터리공장 투자를 결정한 점도 볼트EV 가격 인하에 기여할 수 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가 배터리 합작공장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자체적으로 충분한 배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원가 관리와 물량 수급에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CNBC는 GM 볼트EV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전기차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볼트EV는 미국 각 주에서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체감 가격이 더 낮아지면서 자연히 소비자들에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볼트EV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력을 강화한 성과가 판매량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동반 성장에도 기여할 공산이 크다.
스티브 마조로스 GM 마케팅총괄은 CNBC를 통해 볼트EV 판매량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2023년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연말까지 북미에 합작 배터리공장 추가 신설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GM이 볼트EV 이외에 고급형 전기차 라인업 출시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놓은 만큼 두 회사의 협력은 앞으로 더욱 큰 성장 잠재력을 나타낼 수 있다.
미국 내 GM의 주요 전기차 경쟁사들은 아직 2023년형 전기차 신모델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볼트EV와 같은 수준의 공격적 가격 책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에 돋보이는 판매 확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