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공공재개발의 최대어로 꼽히는 경기 수진1구역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신길우성2차 재건축사업(1217세대, 공사비 3100억 원)을 따내며 늦은 마수걸이를 했다. 2분기부터 리모델링사업을 중심으로 도시정비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백 사장은 수진1구역 재개발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 부문 최대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대우건설 1조 규모 수진1구역 수주 눈독, 백정완 도시정비 신기록 쓸까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이 한 차례 불발됐던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6월 재개된다.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은 성남시 수정구 수정남로60번길 29-1(수진동) 일대 26만2197㎡ 부지에 공동주택 5456세대(임대주택 880세대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이 사업의 예상 공사비는 1조2천억 원 수준으로 공공재개발(공공참여형 재개발) 가운데 가장 큰 프로젝트로 꼽힌다.

공공재개발·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사업시행자(단독·대행·공동)로 참여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공공이라고 해서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일반적 도시정비사업과 비교해 인허가 등 절차상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다만 용적률 완화와 인허가 절차 단축 등 혜택 대신 주민들 동의를 받아 일정 물량을 공공임대 등으로 기부채납 해야 한다.

이에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싸고 대형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어느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시공사 선정을 하지 못했다. 최근 건설 자재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책정된 공사비가 낮았던 점이 주요한 이유였다.

실제 현장설명회에서 현대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 4월29일 입찰마감일에 제안서를 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사업시행사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3㎡당 공사비 495만 원 이하'를 사업조건 가운데 하나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토지주택공사는 최근 3.3㎡당 공사비를 510만 원 수준으로 높이고 계약서에 공사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삽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이 좋아질 조짐이 보임에 따라 백정완 사장은 입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진1구역 예상 공사비가 기존에도 1조2천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번에 지난해 수주의 30%가 넘는 공사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8992억 원을 거두며 창사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는데 백 사장은 수진1구역 재개발수주를 통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 28일 서울 신길우성2차·우창 재건축사업(1300세대)을 두고 DL건설을 제치고 수주를 하며 수주 마수걸이가 다소 늦었다. 대우건설은 꽃이 피어나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에클로(ECLORE)을 단지명으로 제안하며 DL건설을 큰 표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백 사장은 이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 대규모 수주를 노리고 있다.

31일 강원 원주 다박골 재개발(1527세대)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곳도 여럿이다. 고덕현대 리모델링(517세대) 수주는 확실해 보이고 경기 수원시 두산·우성·한신아파트(1956세대), 안양 초원한양아파트(1천 세대), 서울 송파 거여5단지(695세대) 등 리모델링사업에서 단독으로 입찰해 수주 가능성이 높다. 

또한 DL이앤씨와 손잡고 참여한 대전 도마·변동13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8천억 원)도 동부건설과 벌이는 수주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진1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상반기에만 2조 원 가량의 도시정비 수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성을 철저히 검토하면서도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업제안을 통해 지난해 기록한 창사 이래 최대 도시정비 신규기록을 넘어서기 위해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