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캐나다에 2.5조 투자 재추진할까, 현지 당국 전력공급 약속

▲ LG화학 경북 구미 양극재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온타리오주 당국 및 현지 전력회사가 LG화학의 배터리 양극재공장 투자 유치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며 충분한 전력 공급과 부지 확보 등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전력 공급 문제가 현지에서 중요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빠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LG화학의 새 공장 부지 선정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현지 지역언론 윈저스타에 따르면 온타리오주 당국은 현지 전력 인프라 개선을 통한 전력 공급 확대에 관련해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최근 소속 정당인 진보보수당 연례회의에서 온타리오주 내 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 개선에 10억 캐나다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온타리오주 전력 공급과 관련한 문제는 최근 LG화학이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25억 캐나다달러(약 2조5천억 원) 규모 배터리 양극재공장 건설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떠올랐다.

LG화학이 최근까지 온타리오주 내 공장 투자를 적극 검토하며 현지 관계자들과 회의 및 현장 실사를 앞두고 있었지만 전력 수급 여부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투자 계획을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포드 주지사와 온타리오주 당국은 LG화학이 투자 계획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돌리기 위해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구애에 나서고 있다.

현지 관계당국인 윈저에섹스 투자위원회 CEO는 현지시각으로 26일 열린 캐나다 진보보수당 연례회의에서 “LG화학과 소통 과정에 오류가 있었지만 이는 해결되었다”며 “LG화학 공장의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LG화학이 온타리오주 윈저시를 투자 후보지에서 제외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온타리오주 내 다른 지역에 투자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화학이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더 큰 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당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 투자 유치에 재도전하겠다는 것이다.

포드 주지사는 6월 진행되는 캐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LG화학의 온타리오주 공장 투자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데 온힘을 쏟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LG화학에 전력 공급과 공장 부지 확보 등 적극적 지원을 약속하며 투자 논의를 재개하는 데 당분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캐나다에 2.5조 투자 재추진할까, 현지 당국 전력공급 약속

▲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자동차공장.

온타리오주 당국의 이런 노력은 LG화학의 투자 계획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양극재공장 건설은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건설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및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이 근처에 들어선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 소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캐나다 정부가 배터리 소재와 같은 친환경 분야 투자에 지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점도 LG화학이 투자 계획을 다시 긍정적으로 검토할 이유가 큰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LG화학은 당분간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북미 전체 지역에서 공장 후보지를 물색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온타리오주 양극재공장 투자 계획 철회는 현지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녹색당은 포드 주지사가 과거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 비용을 대거 삭감한 결과가 전력 공급 부족에 따른 투자 유치 실패로 이어졌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온타리오주에서 기존에 추진되던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계획이 현실화됐다면 LG화학 공장 가동에 충분한 수준의 전력을 확보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포드 주지사 측은 이런 주장에 반박해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며 “다른 기업들의 생산공장 투자를 유치할 만큼 충분한 전력 공급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