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6·1 지방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가 또 하나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시는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세를 보여온 지역인데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 출범 기세를 몰아 처음으로 시장직을 차지하겠다는 뜻을 불태우고 있다.

특히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세종시에서 열리는 국무회의가 박빙의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낳은' 세종시에 국민의힘 깃발 날리나, 이춘희 최민호 접전

▲ 세종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25일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만든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춘희 민주당 후보와 최민희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행정고시에 합격한 관료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두 사람 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을 지내며 세종시 개발에 관여한 만큼 지역발전에 관한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종시는 노무현 정부가 ‘행정수도’를 추진하며 공을 들였던 지역인 만큼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춘희 민주당 후보(71.30%)가 송아영 자유한국당 후보(18.06%)를 50%포인트 이상 앞서며 시장에 당선됐다. 2014년에도 이춘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57.78%의 지지를 얻어 유한식 새누리당 후보(42.21%)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이번 6·1 지방 선거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지역발전을 위해 여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공약이었던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와 수도권 소재 122개 공공기관 지방 추가이전 등이 임기 내에 실행되지 않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를 포함시키며 행정수도 기능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지역 여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KTX 세종역 신설, 세종시 이주 기관 공무원 임대아파트단지 조성 등 지역 현안을 건의하며 여당 후보의 강점을 내세웠다.

민주당은 최 후보의 행보를 견제하려 애쓰고 있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24일 성명을 내고 “원 장관이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가 건의한 현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권선거를 중지하고 즉각 제자리로 돌아가라”며 비판했다.

또 이 후보는 세종시를 만들고 지키는 데 진심을 기울이는 세력은 민주당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20일 세종시장 선거 공식 출정식에서 "세종시 터를 닦고 발전시켜온 건 민주당이며 보수세력은 세종시를 백지화시키고 행정수도를 반대했던 세력이다"라며 "세종시의 설계자이며 세종시를 처음부터 하나씩 조각해 온 저 이춘희야말로 세종시 미래를 처음 목표대로 완성해 나갈 유일한 적임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대전MBC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40.3%, 최 후보 37.9%였으며 같은 날 대전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는 이 후보 43.5%, 최 후보가 45.1%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흐름은 최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강일보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춘희 민주당 후보가 38.8%,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는 50.9%를 기록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선거 막판 표심을 가를 변수로 윤석열 대통령의 세종시 방문을 꼽는 시선도 존재한다.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윤 대통령이 세종시를 찾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정식 국무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열었지만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만으로 여는 정식 국무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새 정부 첫 국무회의를 세종시에서 열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등 지역 발전에 관한 구체적 메시지가 나오거나 지역 개발 예정 지역을 시찰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다면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세종시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했다. 1월22일 세종시 유세에서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고 미래전략특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