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간펑리튬 리량빈(2), 전기차 성장 타고 도약

▲ 간펑리튬 연구개발센터.

[비즈니스포스트] "성공은 한 순간에 이뤄질 수 있지만 내실을 열심히 다져나가는 것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화합물 공급업체 중국 간펑리튬 리량빈 회장은 사업을 장거리 달리기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0년 간펑리튬을 세워 후발주자로 리튬 사업을 시작했지만 해외 리튬 광산과 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내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간편리튬은 글로벌 리튬 자원을 대대적으로 확보해 나가면서 종합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리튬 화합물 가운데서도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주력 제품으로 다루며 고객사에는 테슬라와 LG화학, 삼성SDI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포진돼 있다.

간펑리튬은 미국 앨버말에 이은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로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량빈은 민간기업이 시장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려면 신제품과 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보고 기술 발전과 인재 유입을 중요하게 여긴다.   

◆ 글로벌 1위 리튬 기업으로 도약

간펑리튬은 글로벌 리튬 수요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확신하면서 생산능력과 관련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간펑리튬은 최근 2025년까지 경암형 탄산리튬 10만 톤 LCE(탄산리튬 기준 단위), 염수형 탄산리튬과 점토형 탄산리튬 10만 톤 LCE 규모의 리튬 자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3월에는 중국 톈위안리튬배터리재료의 전체 지분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연간 1만2천 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전기차 한 대당 보통 탄산리튬 약 50kg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2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간펑리튬은 글로벌 리튬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리튬업체 1위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종합 리튬 화합물 생산능력 기준 1위 기업은 아직 미국 앨버말인데 간펑리튬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간펑리튬이 아르헨티나 카우차리 올라로즈 프로젝트를 올해 상반기 시범 가동을 시작한다면 올해에만 4만2500톤의 탄산리튬 생산능력을 추가하게 되면서 8만5천 톤 탄산리튬 생산능력으로 1위인 앨버말과 더 근접해지게 된다.

간펑리튬은 현재 호주와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멕시코, 중국 칭하이와 장시 등 지역에 광산 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4만3천 톤의 탄산리튬과 8만1천 톤의 수산화리튬, 1600톤의 리튬 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지니고 있다. 

2차전지 핵심 소재로 쓰이는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으로는 이미 글로벌 1위 기업이 됐다. 

지난해 1분기 중국 신위 소재의 간펑리튬 신축 공장이 가동되면서 5만 톤의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을 확보해 앨버말을 추월한 것이다.

중국 현지 매체 증권일보(정취안르바오)에 따르면 리량빈은 “세계의 리튬 자원은 부족하지 않다”며 “핵심은 자원이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간펑리튬의 2021년 실적 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앞으로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리튬 자원을 추출원은 크게 광산과 염호로 나뉘는 가운데 전 세계 리튬 자원 저장량의 75%가 염호에 있기 때문이다.

간펑리튬은 염호에서 리튬을 추출한다면 생산량과 판매량은 동시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녕의 중국기업인 탐구] 간펑리튬 리량빈(2), 전기차 성장 타고 도약

▲ 리량빈 간펑리튬 회장.

◆ "사업은 장거리 달리기, 내실만이 지속성장의 동력"

간펑리튬은 올해 1분기 매출 53억6500만 위안(1조169억 원), 영업이익 40억200만 위안(7585억4천만 원)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33.91% 늘고 영업이익은 651% 증가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친환경 산업에 관한 지원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 간펑리튬의 성장을 견인했다.

간펑리튬은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 공급 부족 현상과 리튬 가격 폭등 움직임이 나타난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해 연간 280% 상승했고 올해 연초 대비 현재까지 약 130% 올랐다.

간펑리튬은 2000년에 설립돼 리튬 화합물과 리튬금속 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광산 채굴 및 염호 추출과 배터리 제조, 폐배터리 재활용 등 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수직 계열화 구조를 구축했다.

간펑리튬은 22년 만에 전체 리튬 화합물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를 노리게 될 만큼 성장했다.

중국 현지 매체 경제일보(징지르바오)에 따르면 리량빈은 사업을 장거리 달리기에 비유하면서 성공은 한 순간에 이뤄질 수 있지만 내실을 열심히 다져나가는 것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첫 직장인 국유기업 장시리튬공장을 10년 동안 다니면서 리튬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기술 혁신 전망을 확인했다.

리량빈은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칠레 최대 리튬기업인 SQM이 당시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한 뒤 리튬 화합물 제조 원가가 대폭 낮아졌다”며 “하지만 전 직장 장시리튬공장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광석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해외 기업의 기술 혁신을 보면서 시장 성장에 그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간펑리튬을 세웠다.

리량빈은 “민간기업은 시장 환경 변화 속도에 대응하려면 신제품과 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며 “우리는 기술 발전과 인재 유입 전략을 가장 기초적 경영전략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펑리튬은 올해 1월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1 중국 500대 기업’에서 48위를 차지했다.

후룬연구원은 매년 시가총액과 기업가치평가액을 기준으로 중국 5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이번에 500대 기업에 선정된 기업들의 2021년 연간 매출총액은 24조 위안(4548조7200억 원)으로 집계 됐으며 중국 GDP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간펑리튬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전기차 기업 비야디, LG화학, 삼성SDI, 파나소닉, 테슬라, 폭스바겐, BMW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LG화학에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테슬라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수산화리튬을 공급하기로 했다. 노녕 기자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험할 일이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 기업은 세계무대에서 다방면에 걸쳐 우리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이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이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기업이라도 이들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기업의 경쟁상대인 중국 기업을 이끄는 인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영전략과 철학을 지니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탐구해 본다. <편집자주>

노녕의 중국기업인탐구-간펑리튬 리량빈(1),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 
노녕의 중국기업인탐구-간펑리튬 리량빈(2), 전기차 성장 타고 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