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야권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노 전 대통령의 꿈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리며 5년 만에 추도식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냈다.
 
노무현 13주기 추도식 야권 집결, 문재인 박수받고 "약속지켰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장관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하고자 했다”며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우리나라가 그들에게 휘둘리기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주도적으로 개척해나가려 애썼다”고 회상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며 “보수진영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우리 주제에 무슨 균형자냐’, ‘한미동맹이나 잘 지켜라’라는 비아냥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5년을 거치는 동안 대한민국이 세계 10위 경제 대국과 세계 6위 군사 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우리는 스스로 약소국 의식에 차 있고 발전도상국 내지는 중진국 정도로 평가했는데 이제는 정치·사회·경제·문화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자 “이 박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달라”고 말했고 문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를 표시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꿈은 국가가 국민을 존중하는 사회였다”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국민의 열망이 모였던 촛불광장으로부터 5년, 얼마나 민주주의가 진보를 이뤘는지는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대통령을 떠나보내고 13번째 5월 노무현의 꿈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과제다”며 “특권과 반칙을 배격하고 원칙과 상식 기반으로 정의로운 나라, 시민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약속을 지켰다”고 적었다. 그는 2017년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감회가 깊다. 아내(김정숙 여사)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며 “그리운 세월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우리는 당신처럼 늘 깨어 있는 강물이 되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되새겼다.

이날 추도식이 진행되기 전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 전 대통령 부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들이 함께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당 지도부와 한자리에 모인 만큼 지지자 집결 등 구체적 메시지가 나왔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