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5-23 17:22:05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됐고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과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가 일상화될지를 놓고 사회적 관심이 몰리고 있다.
▲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한동안 재택근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pixabay>
23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한동안 재택근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말에 내놓은 '비대면 시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일·생활균형'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 가운데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6.8%에 이르렀다. 축소해 시행할 것이라는 기업은 48.4%였다. 중단할 것이라는 기업은 11.3%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근로자 30인 이상 1024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2021년 7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진행됐다.
재택근무를 실시했던 기업의 절반 이상이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해 재택근무를 한동안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기업규모가 클수록 재택근무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재택근무를 중단하겠다는 응답비율은 300인 이상 대기업이 5.0%였다. 30~99인 기업(13.7%), 100~299인 기업(15.2%)보다 현저히 낮았다.
재택근무제를 원하는 근로자가 많은 만큼 기업들은 재택근무 지속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더라도 모두가 재택근무를 할 수는 없기에 노동환경 양극화의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재택근무 활용도는 기업규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노동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30인 이상 사업체 1024곳 가운데 2021년 7~9월 재택근무를 시행한 사업체는 33.7%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업은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았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48.8%가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100~299인 사업체는 32.5%였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620개 기업 가운데 50.0%는 정규직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응답했다. 300인 이상 기업은 비율이 약간 더 늘어 54.5%가 정규직 노동자만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했다.
정규직 여부에 따라 재택근무 가능 여부가 결정됨에 따라 비정규직 차별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도 재택근무 수준이 달랐다.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이 90.0%로 가장 높은 재택근무제 시행률을 보였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도 50% 선을 넘었다.
하지만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운수 및 창고업, 제조업 등 대면서비스업이나 현장근무가 필수인 업종은 재택근무 시행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정보기술(IT)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임금인상이 진행되면서 업종별 임금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또 노동환경을 중시하는 젊은 근로자들을 위해 네이버가 재택근무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새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대기업들은 재택근무 문화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재택근무 여부는 대기업과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사이 노동환경 양극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우려가 시기상조라는 시선도 있다.
손연정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아직 국내 전체에서 재택근무제 시행률은 미미한 수준이며 국내 기업들이 재택근무제를 시험적으로 도입한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이에 노동환경 양극화 등의 우려에 집중하기 보다는 삶의 질 향상 등 재택근무제가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재택근무제를 종료하고 대면출근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에 익숙해지고 효율성을 경험한 직원들은 높은 재택근무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서도 더 나은 근무여건을 제공하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재택근무제 도입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재택근무제와 관련된 여러 시선들과 오해,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