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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 SK하이닉스 자회사인 큐알티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박 전 부회장이 개인회사 팬택씨앤아이을 통해 활발하게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팬택씨앤아이가 SK하이닉스 자회사인 큐알티반도체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큐알티반도체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 시험인증 전문기관으로 반도체분야에서 국내 유일한 KOLAS(한국인정기구) 인정기관이다.
팬택씨앤아이는 시스템통합 및 관리 기업으로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박 전 부회장은 지난해 팬택 대표이사를 물러났지만 팬택씨앤아이 대표직은 유지하고 있다. 그는 팬택씨앤아이와 함께 피앤에스네트웍스(화물운송중개), 라츠(모바일유통), 티이에스글로벌(휴대전화부품제조), 토스(인적자원 및 용역) 등의 경영을 맡고 있다.
팬택씨앤아이가 앞서 스포츠토토 수탁사업 입찰을 추진한 데 이어 큐알티반도체 인수전까지 뛰어들자 박 전 부회장이 팬택씨앤아이를 통해 재기를 위한 활로를 모색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팬택씨앤아이는 씨큐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포츠토토 수탁사업 입찰을 추진했다. 하지만 팬택씨앤아이 컨소시엄은 공개입찰에서 2순위에 그쳐 수탁사업자 선정이 어려워졌다.
박 전 회장은 스포츠토토가 손에서 멀어지자 큐알티반도체에 손을 뻗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큐알티반도체 직원들이 박 전 부회장의 인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큐알티반도체 노조는 박 전 부회장의 인수설이 돌았던 지난달 13일 SK하이닉스 본사 앞에서 ‘부모가 왜 자식을 버리려 하는가’, ‘악덕 기업주 인수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팬택을 추락의 길로 걷게 한 박 전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한 것이다.
박 전 부회장의 재기 과정에 SK그룹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전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인적자원 및 용역회사 토스는 최근 SK하이닉스의 경비인력 파견 업무를 맡게 됐다. 박 전 부회장과 인연이 깊은 SK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박 전 부회장의 재기를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K그룹과 박 전 부회장의 인연은 2004년 SK그룹이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을 때 팬택 계열사들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시작됐다. 팬택앤큐리텔이 2005년 내수 규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두 회사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토스에 경비인력 파견을 전부 몰아준 것은 아니며 군소업체에 분산돼 있던 것을 큰 곳 몇 군데로 정리하면서 이뤄진 일”이라고 말했다. 또 큐알티반도체 매각과 관련해 “두 곳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았으며 경영능력, 재무건전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