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내놓을 2분기 실적을 놓고 증권가에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LCD패널의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지 여부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열쇠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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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사업에서 벌이고 있는 체질개선 작업이 LCD패널시장의 수급상황에 미칠 영향을 놓고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2분기 이후에도 LCD산업의 수급과 패널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분기 실적도 2분기부터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2분기에 매출 5조9220억 원, 영업이익 75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 줄지만 영업이익은 91% 늘어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2분기부터 공급과잉이 재차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LCD기반 중소형 IT패널의 사업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LCD패널 공급능력에서 약 2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곧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사업에서 변화가 LCD업황의 수급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사업에서 두가지 체질개선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하나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기기용 LCD패널 생산라인을 올레드로 전환하는 작업이며 다른 하나는 생산효율화를 위해 TV 등 대형 LCD패널 생산라인에 신규공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전환작업에 주목해 LCD패널 생산량 감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볼 경우 LCD업황의 공급과잉 현상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LCD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올레드 신규투자를 확대하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하면서 LCD패널 공급과잉 강도는 시장 우려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LCD패널에서 신규공정 도입을 빠르게 마치고 생산량을 회복할 경우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CD패널 산업은 하락국면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도입한 신공정이 2분기부터 수율이 개선돼 공급과잉 상황을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2분기에 매출 5조4000억 원, 영업적자 162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매출이 10% 줄고 영업이익은 2012년1분기 이후 17분기 만에 적자전환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규공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생산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애를 먹어 아직 LCD TV패널의 출하량이 정상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분기부터 LCD패널의 가격하락세가 둔화한 요인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수율 안정화 실패에 따른 공급량 감소영향이 가장 컸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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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5월 하반기를 기준으로도 LCD패널 가격은 일단 하락세가 잦아든 상황이다.
32인치~40인치 대 TV패널 가격은 4월과 비교해 1.9% 상승했고 55인치와 65인치 등 대형 TV패널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모니터, 노트북 등 IT기기용 패널 가격은 4월보다 0.5%가량 떨어져 하락세가 완화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중국업체들의 생산능력이 확대돼 TV패널공급을 더 늘릴 것이며 대만업체들도 지진에 따른 생산차질을 회복할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모두 LCD패널의 공급과잉률 상승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CD 시장점유율 1위로 LCD패널의 가격변동에 실적이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며 “향후 공급과잉이 해소돼 LCD업황이 회복되는지 여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생산량 변동추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