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IT기업, 네이버의 지상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시선은 처음부터 항상 세계를 향해 있었다.
이해진 창업자가 현재 네이버에서 맡고 있는 직책 이름이 GIO, 글로벌투자책임자다.
이해진 창업자의 제1목표이자 상당히 성과를 낸 곳이 바로 일본이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줄곧 일본의 문을 두드려왔다. 그리고 그의 끈질긴 구애는 2011년, 라인의 성공으로 보답받았다.
그랬던 네이버가 또 다시 일본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정조준의 주체는 바로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다.
올해 4월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CEO는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 전체가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커머스 사업은 일본 현지에 라인과 야후라는 좋은 파트너가 있는 만큼 올해는 일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 CEO의 이 짧은 말에는 네이버 일본 전략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담겨있다. 목표는 커머스사업의 가시적 성과, 수단은 라인과 야후라는 파트너의 활용이다.
글로벌 온라인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기준 일본에서 라인을 사용하는 활성 사용자 수는 8400만 명 정도다. 일본 전체 인구가 약 1억2천만 명 정도,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79% 수준이라는 것을 살피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라인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 야후의 검색엔진 점유율 역시 1위(약 53%)다. 한국에서의 네이버와 비교하면 낮아보이지만 세계를 제패한 구글의 일본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이 40%라는 것을 살피면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플레이어는 바로 네이버와 카카오다. 검색엔진을 장악한 기업과 메신저를 장악한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야후재팬과 라인이 Z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아래 100% 자회사로 정렬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합병한 셈이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50대 50으로 Z홀딩스의 지분 65.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A홀딩스의 지분을 나눠 들고 있다. 네이버가 A홀딩스를 통해 Z홀딩스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의 ‘중소상공인(SME)’ 위주의 커머스 정책 역시 일본 시장과 잘 어울린다.
일본은 장인들의 나라다. 100년 넘은 시니세(노점, 오래된 점포)만 3만 곳이 넘는 곳이 바로 일본이다. 그야말로 중소상공인의 천국인 셈이다.
일본의 낮은 이커머스 침투력 역시 네이버에게는 유리한 지점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의 이커머스 침투율(전체 소매 시장 대비 이커머스 시장 비율)은 약 8.7%다. 22,2%의 한국과 비교하면 2/5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일본에서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할 여력이 훨씬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은 이유를 살피면 네이버의 유리함이 또 한번 드러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일본의 낮은 이커머스 침투율의 이유를 ‘숙련 장인들이 많아 오프라인 상품의 질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업계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보면 예전에 오프라인에서 팔던 걸 이커머스로 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오프라인 상품들을 이커머스가 흡수하기 시작하면 네이버가 커다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세계의 가전제품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이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하나 둘씩 선진 기술을 통해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과연 한국의 네이버는 일본의 메신저 시장 장악에서 더 나아가 일본의 이커머스 시장까지 제패할 수 있을까?
이해진 창업자가 뿌린 라인이라는 씨앗을,
최수연 CEO가 이커머스라는 형태로 수확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