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에게 6천억 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받았던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행정5부 박형순 부장판사는 김원홍 전 고문이 성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재판부는 "원고와 최 회장 등 관계자 사이에는 특수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금액 대여에 대해 법률상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며 "피고는 이들 사이에 이자면제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어 채무면제에 대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고문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선물에 대한 투자위탁 목적으로 최태원 회장에게 4419억4500만 원, 최재원 부회장에게 1289억200만 원 등을 받아 908억 원을 투자목적이 아닌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또 2005년 최 회장과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부터 모두 252억900만 원을, 이외 SK그룹 관계자 3명에게 125억2781만 원을 빌렸다가 모두 갚았다.
성남세무서는 김 전 고문이 이때 최 회장 등에게 지급한 이자가 지나치게 낮아 김 전 고문이 사실상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해 228억3721만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김 전 고문은 이에 불복해 성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승소한 것이다.
김 전 고문은 최 회장, 최 부회장과 공모해 SK그룹의 회삿돈 4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4년에 징역 4년6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