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윈저 LG화학 양극재공장 유치 총력전, 전력 끌어모으기 나서

▲ LG화학 경북 구미 양극재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현지 전력회사와 관계당국이 추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 지역의 발전소에서 전기를 추가로 끌어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이 윈저에 25억 캐나다달러(약 2조5천억 원) 규모 배터리 양극재 생산공장 투자를 추진하던 상황에서 현지 전력 수급 불안을 이유로 계획을 재검토하는 수순을 밟고 있기 대문이다.

캐나다 윈저 지역언론 윈저스타는 11일 “LG화학의 공장 투자 계획을 되살리기 위한 단기적 해결책으로 주변 전력 발전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LG화학이 윈저에 25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논의하다가 최근 이와 관련된 회의를 돌연 취소한 데 따른 것이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LG화학은 공장 시범 가동이 예정된 2024년까지 충분한 전력을 현지에서 조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수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측은 세계 여러 지역에 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윈저는 LG에너지솔루션과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의 약 5조 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확정된 지역이다. 자연히 해당 지역에서 양극재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전력회사 IESO와 윈저 당국은 LG화학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투자 계획을 다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추가 전력 조달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IESO 관계자는 윈저스타를 통해 “공장 투자와 관련해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절대 이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현지에 전력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여러 잠재적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윈저는 자동차 및 부품회사들의 생산공장이 밀집한 지역으로 주변에 있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전력 수요가 훨씬 크다.

IESO는 이런 특징을 고려해 다른 지역의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윈저로 최대한 많이 끌어올 수 있도록 연말에 열리는 송전권 경매시장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과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회사가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수급할 수 있는 송전권을 낙찰받아 현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진다.

IESO는 윈저스타를 통해 현지에 소규모 발전소를 운영하거나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다른 방법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자 유치를 돕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지 전력회사와 관계당국이 LG화학에 이런 계획을 충분히 설득한다면 25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LG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윈저 내 전력 수요가 이미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연말 송전권 경매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LG화학이 더 확실한 전력 수급 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ESO 관계자는 현재 연간 1천 MW(메가와트) 수준인 윈저의 전력 수요가 앞으로 5년 안에 2천 MW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증가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이 공장 가동에 필요로 하는 전력은 2024년 기준 15MW, 2025년 25MW 수준으로 알려졌다.

윈저에 양극재공장 투자 계획이 백지화된다면 LG화학이 미국 미시간주 등 다른 지역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산공장 근처 지역을 투자 부지로 선정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