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친환경 철근' 생산에 나선다. 

박 사장은 철근 대체물 확보를 통해 급등하는 철근 가격에 대비할 뿐 아니라 친환경기업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철근 아닌 철근' 만든다, 박경일 친환경에 원가 절감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8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철근을 대체하기 위해 전문 중소기업과 손잡고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보강근의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GFRP 보강근이란 철근이라 불리는 ‘보강근(Reinforcement bar, 리바)’을 철이 아닌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에 개발해 생산하는 GFRP 보강근에 ‘케이에코바’라는 이름을 붙였다.

박 사장은 케이에코바로 철근을 대체함으로써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시달리는 건설현장의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에코플랜트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매입한 철근의 양은 모두 40만4432톤이다. 연 평균 13만5천 톤 가량을 건설현장에서 사용한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80개의 케이에코바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4년까지 연 4만 톤, 2027년에는 연 20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대로 연 20만 톤 생산이 현실화되면 SK에코플랜트는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철근을 모두 케이에코바로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케이에코바의 생산비용이다.

GFRP 보강근은 그동안 단가가 높고 국내에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부족해 특수한 공정에만 수입해 사용해왔다.

SK에코플랜트는 새롭게 구축하는 케이에코바 공장에 전 공정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생산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철근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30% 이상 급등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철근은 1톤 당 100만 원을 웃돌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전 공정 자동화를 통해 케이에코바 생산단가를 1년 전 철근가격의 90% 수준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1160억2천만 원을 거뒀는데 이는 2020년보다 33.6% 가량 감소한 것이다.

생산단가 저감에 성공하고 철근가격이 지금같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SK에코플랜트로서는 연간 400억 원 가량의 순수익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케이에코바를 통해 원가절감뿐 아니라 친환경 기업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

케이에코바는 철이 아닌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만큼 생산과정에서 고철, 석회석 등을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량이 50% 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SK에코플랜트는 케이에코바 제작에 필요한 원료 중 하나인 ‘함침제’ 생산에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하는 특허도 출원했다.

SK에코플랜트는 2리터 페트병 한 개로 케이에코바 1m(760g)를 만들 수 있는 함침제를 생산할 수 있어 20만 톤의 케이에코바를 생산할 경우 1년에 약 3억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기업공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또하나의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케이에코바로 당사 건설현장의 철근 수요를 모두 대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