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월21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있는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가 도약과 저성장의 갈림길에 있다며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총재 취임식에서 “한국 경제는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제는 경제정책의 프레임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 이후 뉴노멀 전환 과정의 도전을 이겨내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빠져들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와 같이 정부가 산업정책을 짜고 모두가 밤새워 일한다고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제는 민간 주도로 보다 창의적이고 질적 성장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면 과제로 양극화와 부채 문제를 꼽았다.
이 총재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나친 양극화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킬 것이기에 이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와 정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국은행으로서 부채 문제 연착륙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양 갈래 길 앞에 우리 경제가 이러한 도전들을 제대로 이겨내지 못하여 장기 저상장의 늪에 빠지게 된다”며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이 총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 후 이어진 환담에서 이 총재에게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되 성장도 함께 이루는 게 어려운 과제이지만 꼭 챙겨달라”며 “잠재적 위협 요인인 가계부채를 잘 관리하고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하면서 조화를 이루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물가와 성장의 조화,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 해결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한국은행의 임무는 단기 성과보다 거시경제의 틀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으로 조직을 잘 이끌고 거시경제의 틀의 안정을 위해 쓴소리도 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