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학계에서 인정받은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꼽히는 이종호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윤석열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됐다.
이종호 내정자는 과거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반도체기술 무단 사용에 관련한 소송을 제기해 사실상 승리하면서 기술 특허의 중요성을 알린 이력을 바탕으로 첨단기술의 지적재산권을 강화하는 정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할 8개 부처의 초대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종호 교수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도체뿐 아니라 산업 전 분야의 현장을 살펴 여러 의견을 듣고 소통하겠다”며 “무엇을 개선하면 국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반도체 공정과 관련한 이론교육 및 실습 기회를 제공하며 국내 핵심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기관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시스템온칩(SoC) 등 핵심 설계기술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과거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자급체제 구축에도 힘을 실었다.
이 내정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반도체 소재와 기본 설계기술을 연구하며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3D낸드 메모리반도체, 이미지센서 등에 관련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이 내정자가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 강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내정자는 과거 삼성전자를 상대로 기술 특허 소송을 제기해 사실상 승리했던 이력으로 한때 유명세를 탔다.
해당 기술은 이 내정자가 원광대학교에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KAIST)와 공동개발한 3D 핀펫 기술로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에서 쓰이는 주요 기술이다.
이 내정자는 당시 한국과학기술원 측에 소송을 위임했고 자회사인 카이스트IP가 미국법원에서 이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와 퀄컴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삼성전자가 2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카이스트IP가 삼성전자와 합의를 통해 소송을 취하하면서 이 내정자가 사실상 승소하게 됐다.
이 내정자의 승소는 한국 반도체 등 기술업계에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
과기정통부 장관에 이 내정자가 정식으로 임명된다면 정부 차원에서 한국 반도체기업 등 기술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에도 힘이 실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과에서 석사학위 및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원광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로 일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연구원을 거쳐 경북대 교수에 오른 뒤 2009년부터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으로 글로벌 학계에서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과기정통부 소재부품장비기술 특별위원회 민간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과 녹조근정훈장, SK하이닉스 산학연구과제 최우수상, 제13회 경암상 공학부문을 수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