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문과 출신 금융권 직원 A씨, 요즘 빅데이터·코딩·인공지능 등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 바쁩니다.
비대면 활성화·빅테크 기업의 금융진출 등으로 금융회사의 디지털전환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냥 욕심 없이 회사를 다닌다면 모르겠는데 평가를 잘 받아 몸값을 키우고 싶은 A씨에게는 ICT 관련 지식이 필수입니다.
회사도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함양을 적극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앱(애플리케이션) 개발 방법까지 알려주는 곳도 나왔습니다. KB국민카드 이야기인데요.
7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이달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앱 개발 교육과정 '야너앱'을 진행합니다.
야너앱은 '야! 너도 앱 개발 할 수 있어!의 준말'입니다. 교육 대상은 ICT 개발 관련 사전 경험이 없거나 ICT 개발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일반직무 직원입니다.
ICT 개발업무와 관련한 이해력을 키워 실무에서 개발자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교육의 목적입니다.
괜찮은 앱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백 장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화면 그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를 누르면 저 화면이 나오고 이걸 누르면 다시 어느 화면으로 옮겨가고 등등 이런저런 복잡한 알고리즘을 보여주는 화면 그림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는데요.
핀테크 등장으로 앱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 현업 담당자들이 앱 개발 과정을 알고 있다면 향후 상품개발이나 영업전략 등을 짤 때 확실히 앱 친화적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겠죠.
ICT 경쟁력 강화에 힘을 주는 것은 은행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은행은 직원들에게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3월 외부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직원들은 은행업에 맞게 개발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빅데이터를 비롯해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ICT 관련 교육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직원들이 데이터 개발과 관련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정도 운영합니다.
은행권은 ICT 관련 인재 확보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최근 IT와 디지털 인력의 수시채용을 시작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ICT 채용 부문을 확대해 상반기 신입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통금융권에서 원래 ICT 관련 부서는 지원부서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통상적으로 IT부서는 일선 부서와 분리돼 '백오피스' 형태로 영업을 지원했으며 외주형태로 아웃소싱되는 경우도 흔했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합니다.
신입사원들만 보더라도 부서 배치 때부터 ICT와 협업이 강조된다고 합니다. KB국민카드 사례처럼 이제는 오히려 일반직원들이 디지털부서와 소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ICT역량을 키우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내부 디지털 교육에 힘쓰는 것을 두고 ICT 분야의 구인난과 연관 지어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요즘은 여기저기에서 디지털 인재수요가 넘쳐 외부수혈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인재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비용도 큽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발자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와 어렵게 면접 약속을 잡았는데 하루 만에 희망연봉을 10% 넘게 올려 말해 놀랐다”며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인력이라 결국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권의 ICT 역량 강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아무래도 편리함이라는 금융 소비자의 효용증가로 이어질 텐데요.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금융권의 ICT 역량 강화 노력들을 볼 때 금융 서비스 발전의 끝은 어디일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