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방문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로이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우크라이나 정치·종교계의 방문 요청을 고려하고 있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갈 준비가 됐지만 아직 실현 가능한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황 프란치스코, 러시아 푸틴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 시사

▲ 프란치스코 교황. <연합뉴스>


교황은 "교황청은 외교적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방문이 성사될 수 있을지, 가는 것이 좋은 일이 맞는지 등 모든 것이 아직은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몰타 방문 연설에서 "슬프게도 일부 강력한 통치자가 민족주의적 이익이라는 시대착오적 생각에 사로잡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오직 죽음, 파괴, 증오만을 초래하는 전쟁이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간접적으로 그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황은 3월2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종전을 위한 교황청 차원의 중재 노력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교황을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최근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대표하는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대주교와 안드리 유라쉬 교황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도 침공 우려가 높아지던 2월 교황의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을 넘어가면서 민간인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교황이 방문 의사를 나타내 더욱 주목받는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3월29일까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1189명, 부상자는 1901명에 이른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