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콘텐츠웨이브가 해외고객 확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해외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

▲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


3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CJ와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비롯해 콘텐츠사업을 제휴하기로 함에 따라 콘텐츠웨이브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 1위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CJ는 3월 KT와 협력해 KT의 콘텐츠사업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에 투자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자회사 CJ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 티빙에 공급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티빙과 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시즌이 통합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와 KT의 협력을 놓고 “CJENM이 KT에 지분투자를 하지만 향후 두 회사 사이 온라인동영상 플랫폼의 통합까지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빅데이터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자 기준으로 올해 2월 웨이브 월간 사용자 수(MAU)는 341만 명이다. 

같은 기간 티빙은 267만 명, 시즌은 109만 명으로 집계돼 티빙과 시즌 사용자 수를 단순히 더하면 웨이브를 넘어선다.

이에 콘텐츠웨이브는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고객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처럼 콘텐츠웨이브도 해외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국가별 현지 법인 설립에 앞서 서비스 상표권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는 아직 상표권 등록이 진행 중이며 유럽에서는 상표권 등록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 ICT분야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 아래 놓인 콘텐츠웨이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를 주요주주로 두고 있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 가운데 드라마, 예능 등 방송콘텐츠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국내 드라마, 예능 등을 앞세워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물론이고 한국문화에 관심 많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킹덤', '마이네임'이 크게 인기를 끌었고 BTS, 블랙핑크 등의 아이돌은 물론 최근 애플티비플러스가 선보인 '파친코' 등의 드라마가 주목받으며 한국콘텐츠를 향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현 대표는 3월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뒤 "웨이브가 세계적 K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콘텐츠웨이브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시장 공략을 위해 다른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과 통합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 규모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규모를 키우는 논의를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웨이브가 해외진출을 통해 매출을 확대한다면 2023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2024년 상장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웨이브는 2021년 매출 2천억 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장 전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