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03-14 15: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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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이사가 치열한 골프웨어 브랜드 경쟁에서 '초고가'로 승부수를 던졌다.
패션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해외명품 패션 브랜드를 활용해 만든 골프웨어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주목하고 있다.
▲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4일 명품 골프웨어 브랜드 ‘필립플레인 골프’를 론칭하고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번째 매장을 냈다.
필립플레인은 2004년 스위스에서 디자이너 필립플레인이 론칭한 명품 브랜드로 초고가의 가격 정책을 이어감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로 명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명품 골프웨어 브랜드 론칭을 위해 국내 수입·유통을 맡은 명품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필립플레인의 본사와 협의를 진행한 끝에 골프웨어 브랜드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필립플레인의 골프웨어 제품 기획과 생산을 진행하고 본사와 최종협의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는 형태로 골프웨어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치열한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 경쟁에서 독자적 골프웨어 브랜드 개발보다는 검증된 해외명품 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2021년 말 기준 150여 개로 지난해에만 새로운 브랜드가 50여 개가 늘어난데다 올해 10개의 브랜드가 새로 론칭을 앞두고 있다.
국내 골프웨어시장은 2020년부터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골프웨어시장 규모는 올해 6조3350억 원으로 지난해 5조6580억 원보다 1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골프웨어시장 규모는 커지고는 있지만 기존 중저가 브랜드들은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명품 브랜드가 골프웨어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골프웨어시장의 주요 고객층이 된 젊은 세대가 한 벌의 옷을 사더라도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까스텔바작(까스텔바작), 신한코리아(JDX), 와이드앵글(와이드앵글), 브이엘엔코(루이까스텔) 등의 골프웨어 기업들은 골프웨어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었다.
반면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로저나인(PXG), 코오롱FnC(지포어), 크리스에프엔씨(세인트앤드류스) 등은 MZ세대의 명품 소비성향에 힘입어 두드러진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해외명품 골프웨어 브랜드 제이린드버그를 앞세워 골프웨어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둬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제이린드버그 매출 성장률은 2018년 23%, 2019년 32%, 2929년 150%, 2021년 62%로 해마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패션업계에서는 2021년 상반기 제이린드버그가 매출로 약 29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대표는 제이린드버그의 구매고객 가운데 70%가량이 2040세대일 정도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았던 점에 주목하고 젊은 세대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명품 골프웨어 브랜드로 필립플레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일상생활에서 골프웨어를 입는 경우가 많아 골프웨어 브랜드의 구매결정은 기능성만큼 디자인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베이직한 다자인이 특징인 제이린드버그와 달리 개성 강한 프린팅이 특징인 필립플레인 골프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고 한다.
또한 이 대표는 필립플레인의 초고가 가격정책을 그대로 이어가며 '명품을 뛰어넘는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주려고 한다.
필립플레인 골프웨어 제품의 가격대를 살펴보면 피케 티셔츠 35만~70만 원, 팬츠 40만~70만 원, 외투 65만~90만 원, 골프백 180만~200만 원 등이다. 기존 명품 골프웨어인 제이린드버그의 가격이 티셔츠 10만~20만 원, 팬츠 10만~50만 원, 외투 20만~60만 원 대(오픈마켓 기준)인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이 대표는 신세계강남점 필립플레인 골프 매장 1호점 출점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안에 필립플레인 매장을 6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필립플레인 골프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밀라노 패션위크에 컬렉션을 발표하는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골프웨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점을 갖는다"며 "필립플레인의 개성강한 디자인이 흔하지 않은 명품 브랜드를 찾는 젊은 골프인구에게 대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