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에너지기업 ‘옥시덴탈’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을 두고 고유가 장기화에 배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CNBC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2주 전에 옥시덴탈 주식 9120만 주를 45억 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지난주에는 15억 달러 이상을 사용해 옥시델탈 주식 2710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옥시덴탈' 8조 투자, 워런 버핏 고유가 장기화 전망하나

▲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버크셔해서웨이는 9일, 10일, 11일 옥시덴탈 주식을 51.03달러~58.58달러 사이에서 구매했다. 매입 평균 가격은 56.6달러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는 옥시덴탈 지분의 약 12%(1억1830만 주)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11일 종가 기준으로 약 69억 달러(약 8조5353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버크셔해서웨이는 2019년 옥시덴탈에 약 100억 달러를 빌려주면서 연 8%의 이자와 옥시덴탈 주식 8400만 주를 주당 59.624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받았다.

이를 행사하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옥시덴탈 지분 20%를 확보하게 된다.

옥시덴탈 주가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12개월 동안 거의 90% 상승했다.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유가 상승과 함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 버크셔해서웨이는 이 기간에 옥시텐탈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이는 워런 버핏 회장이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일시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배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옥시덴탈은 현재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 가운데 9번째로 비중이 높다.

버핏 회장이 최근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현재 가격 측면 등에서 살 수 있는 주식을 거의 찾을 수 없다”고 불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감안한다면 버크셔해서웨이의 옥시덴탈 주식 매입은 버핏 회장이 유가 상승에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CNBC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우리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다만 버핏 회장은 2019년 인터뷰에서 유가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데 내기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