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중단 등 경제제재 여파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의 ‘에너지 쇼크’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사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CNN비즈니스는 10일 증권사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원유 공급 부족에 따른 불확실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 경제제재 일환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양국 등 유럽 국가들도 올해 안에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미 미국의 눈치를 봐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며 유가가 올해 여름에는 배럴당 24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로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 물량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최악의 공급 부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원유 공급이 크게 줄어들고 가격이 상승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라크 전쟁 등 과거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원유시장이 아직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만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OPEC 국가들의 석유 증산과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원유 비축분 시장 공급,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등이 이뤄져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 중단의 여파를 막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원유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차량 운전과 비행기 운항 감소뿐 아니라 플라스틱 등 제품의 생산 감소로 이어져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극단적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미국의 원유 증산도 이번 사태의 해결책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