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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프레시, 무료배송 낮은 기준 무기로 신선식품 영향력 넓힐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3-02 16: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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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기업들이 적자 관리에 나서고 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배송비를 올리거나 무료배송 기준을 한 단계 강화하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손실 폭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쿠팡 로켓프레시, 무료배송 낮은 기준 무기로 신선식품 영향력 넓힐까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이런 흐름이 쿠팡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쿠팡은 유료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신선식품 장보기 영역에서 무료배송 기준을 매우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 정책이 소비자를 끌어당길 만한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배송비를 사실상 인상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다.

롯데마트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일반택배의 배송비 정책을 일부 변경해 시행했다. 기존에는 3만 원 미만 구매시 배송비를 2500원 받았지만 앞으로는 3만 원 미만 구매시 배송비로 3천 원을 내야 한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도 배송비 정책 변경을 예고한 상태다.

SSG닷컴은 2월 말 고객센터 공지사항을 통해 30일부터 배송비 부과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알렸다.

변경 전에는 상품의 애초 판매 가격을 합산한 금액이 4만 원을 넘으면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했지만 4주 뒤부터는 상품 할인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이 4만 원을 넘어야만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장바구니에 4만5천 원어치의 상품을 담아도 할인 뒤 가격이 4만 원에 미치지 못하면 배송비를 별도로 3천 원 내야 한다는 얘기다.

롯데마트몰과 SSG닷컴의 행보는 손실 규모를 조금이나마 줄여보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롯데온)는 2021년에 영업손실 1560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610억 원이나 급증했다.

SSG닷컴의 지난해 영업손실도 1079억 원이나 된다. 2020년보다 영업손실이 2배 이상 늘었다.

이들이 지출하는 배송비가 적지 않은 만큼 배송비 기준을 강화하거나 인상해 영업적자를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SSG닷컴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SSG닷컴이 2020년에 지출한 판매비와 관리비 6543억 원 가운데 배송비와 연관 있는 ‘지급수수료’와 ‘운반비’로 지출된 금액은 모두 3837억 원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주요 플랫폼들의 배송비 인상이 쿠팡의 수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쿠팡은 신선식품 장보기 사업으로 2018년 10월부터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과일과 채소, 고기, 유제품 등 신선식품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로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배송을 받을 수 있다.

쿠팡 로켓프레시 서비스의 핵심은 다른 플랫폼보다 무료배송 기준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

쿠팡은 로켓프레시 카테고리 안에서 결제금액 기준으로 1만5천 원 이상만 구매하면 고객들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무료배송 기준으로만 보면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기준이 현격히 낮은 셈이다.

물론 다른 플랫폼과 차이도 분명히 존재한다. 유료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에게만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로켓와우는 쿠팡이 운영하는 월정액제 유료멤버십으로 매달 4990원을 내야 한다. 

다른 플랫폼은 별도의 유료멤버십을 가입하지 않아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쿠팡은 무조건 유료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켓프레시의 낮은 무료배송 기준은 매력적이라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의 시각이다.

다양한 상품의 무료 당일배송 혜택뿐 아니라 무료반품이 가능하다는 점, 쿠팡의 동영상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 등 로켓와우 회원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을 감안하면 로켓프레시의 무료배송 기준이 낮다는 것 역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을 제외한 다른 대부분의 신선식품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상품을 4만 원 이상 구매해야만 무료배송을 해준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켓프레시는 유료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주는 혜택이라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직접적 비교가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인 가구의 증가, 사재기와 관련한 소비 패턴의 감소 등을 살펴보면 다른 플랫폼의 배송비 인상 결정에 따라 로켓프레시의 장점이 부각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쿠팡이 로켓프레시의 무료배송 기준을 1만5천 원으로 계속 유지해 나간다면 온라인 신선식품 장보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의 로켓프레시 사업은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업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실시한 쿠팡Inc 실적발표 관련 콘퍼런스콜에서도 “로켓프레시는 쿠팡의 성장궤도와 같은 궤적을 보이고 있다”며 온라인 신선식품 장보기 점유율 확대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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