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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과 김범수, 동지에서 라이벌로

박은희 기자 lomoreal@businesspost.co.kr 2014-01-24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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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과 김범수, 동지에서 라이벌로  
▲ 이해진 NHN 의장(좌)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대결은 숙명이다. 두 사람 다 인터넷 시장의 초기 개척자이자 시장을 바라보는 눈이 비슷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안다. 한때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네이버’의 미래를 고민했던 사이였다. 이제는 모바일 시장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벌여야 하는 경쟁자가 됐다.

◆닮은 점 많은 동지로 출발


두 사람은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1967년생인 이해진 의장과 1966년생인 김범수 의장은 1990년 각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2년 뒤 카이스트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나란히 삼성 SDS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같은 직장에서 동료로 지내던 두 사람은 당시 광풍처럼 불어 닥친 ‘닷컴열풍’을 타고 창업에 나섰다.


먼저 회사를 차린 것은 김범수 의장이었다. 그는 삼성SDS에 입사 후 PC통신 유니텔의 각종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면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었다. 특히 평소 본인이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을 인터넷에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바탕으로 창업을 추진했다. 결국 그는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다.


1년 뒤 이해진 의장은 삼성SDS 사내 벤처로 있던 네이버와 함께 독립해 ‘네이버닷컴’을 창업하며 인터넷 포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01년 두 사람은 손을 맞잡으며 국내 인터넷 시장의 판도를 다시 쓰게 된다. ‘네이버닷컴’과 ‘한게임’을 합병해 ‘NHN(Next Human Network)’을 만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인터넷 시장의 거대공룡 ‘네이버’를 거느린 NHN(네이버주식회사)의 출발이었다.

합병 후 두 사람은 ‘포털’과 ‘게임’ 시장의 1위라는 강점을 내세워 다양한 인터넷 포털이 등장하는 속에서도 네이버와 한게임을 국내 최고의 플랫폼으로 키워냈다.


◆2007년 김범수 의장 네이버에 ‘안녕’


두 사람의 행보가 갈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그해 이해진 당시 NHN 공동대표는 NHN 이사회 의장과 최고보안담당책임자(CSO) 자리를 맡으며 사실상 최고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됐다. 김범수 공동대표는 그해 NHN 사장자리에 오른 후 NHN 글로벌 대표, NHN USA 대표를 거치며 일본, 미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몰두했다.


2007년 김범수 의장은 돌연 NHN USA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당시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NHN(정박한 배)을 떠나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었다.

그의 급작스런 퇴진에 대해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그 중 하나는 네이버 쪽 경영진과의 경쟁에서 한게임 쪽 경영진이 밀려났다는 것이었다. 당시 김 의장의 자진사퇴에 이어 최고게임책임자(CGO)를 맡았던 천양현 당시 NHN재팬 대표가 갑자기 물러나는 등 주로 한게임 쪽 멤버들이 떠나는 방향으로 NHN 조직이 개편되면서 이런 설이 힘을 얻기도 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일본 시장에서 한게임 재팬을 성공시켰으나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카카오톡 VS 라인, 본격 경쟁의 서막


김 의장은 NHN을 떠난 뒤 두문불출하며 새로운 항로를 찾아 나섰다. 마침내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모바일 시장의 서막이 시작되던 2010년, 그는 ‘카카오’라는 회사를 설립해 돌아왔다. 그는 국내 시장에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선보였다.

그가 3년만에 야심차게 내민 ‘카카오톡’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문자를 보내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기존 패러다임을 뒤흔든 것이 주효했다.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 만에 국내 가입자 수 3300만명을 기록하며 단숨에 ‘국민 메신저’가 됐다.


김 의장보다 한 발 늦게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든 이해진 의장은 2011년 네이버톡과 네이버 라인으로 이원화됐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네이버 라인’으로 통합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네이버톡이 카카오톡에 밀려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자 해외 시장 선점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 의장은 특히 2012년 일본 라인(주)의 회장직을 맡는 등 ‘라인’의 일본 진출을 위해 총대를 매고 심혈을 기울였다. 2011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라인은 지난해 1월 전세계 가입자수 1억명을 넘어서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11월에는 가입자수 3억 명을 돌파하며 미국 왓츠앱, 중국 위챗에 이어 세계 3대 모바일 메신저로 부상했다.


현재 카카오톡과 라인은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을 사이좋게 나눈 듯한 모습이지만 두 사람의 격돌은 앞으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올해 목표를 게임과 글로벌 진출로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면서 두 사람이 경쟁을 벌이게 될 무대 또한 많아졌다. 두 사람의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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