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에 반발하는 포항 지역사회를 달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물적분할 뒤 존속법인 포스코홀딩스(지주사)는 신사업 확대를 위해 본사를 서울에 두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이에 대해 포스코 본사가 있던 포항 지역에서는 앞으로 투자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오늘Who] 포스코 지주사 체제로, 김학동 포항지역과 상생 부담 커져

김학동 포스코 철강부문장.


김 부회장은 포스코 지주사 체제 전환 뒤 계속 철강사업을 책임지는 만큼 포항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 등을 설득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28일 포스코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을 기반으로 하는 지주사 전환 안건이 통과되면서 기존 포스코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신설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로 나뉘어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분할기일은 3월1일이다. 

새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의 대표에 김 부회장이 유력하다는 시선이 많다. 

김 부회장은 2021년 1월부터 포스코에서 철강부문장으로서 포스코의 철강사업을 이끌어 온 데다 같은 해 12월 열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김 부회장의 승진을 놓고 올해 지주회사 체제에 대비해 주력 철강사업을 책임지는 부회장 자리를 만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포스코 본사에서 부회장이 나온 것은 1992년 뒤 3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김 부회장으로서는 철강사업법인 출발부터 지역사회와 갈등을 풀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주소지를 놓고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발을 하고 있어서다. 포스코홀딩스는 다양한 신사업 투자를 펼쳐야 하는 성격상 본사를 서울에 둘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주사로 편입될 부서들이 이미 포스코 서울사무소에 있는 상황인 만큼 포스코홀딩스의 주소지는 서울이 유력하다.

포항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은 물적분할 전 포스코 본사가 포항에 있었지만 지주사가 서울에 본사를 두면 포항이 앞으로 투자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포스코 임시주총이 열렸던 28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이 포스코 지주사 서울 이전을 놓고 반대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포항시는 임시 주주총회가 끝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포스코는 시민 신뢰를 위해 미래 철강산업 및 신사업에 대한 지역투자 방안과 대책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며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에 설치해 지역 상생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포항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과 포항 지방의회도 비슷한 이유로 포스코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포항제철소를 비롯해 철강사업을 계속 이끌어야 하는 김 부회장으로서는 포항 지역사회와 상생 협력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지역시민단체들은 지주사 전환 이전에도 포스코에서 포항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철강사업만 운영하게 되면 투자가 더욱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사업에서 번 돈 대부분이 포항제철소와 지역사회에 재투자되지 않고 신사업을 위해 서울로 빨려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다양한 신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내건 만큼 김 부회장으로서는 지역사회의 이런 우려를 잠재워야 할 필요성이 크다.

김 부회장으로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투자 등을 늘리면서 지역사회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부회장은 2021년 12월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하는 포스코의 지주사 체제 전환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2030년까지 포스코에서 안전 및 환경 투자를 현재 수준보다 최대 3배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은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설 철강회사 포스코의 본사는 기존처럼 포항"이라며 "포스코는 기존처럼 포항에 세금을 납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사 주소지를 어디로 할 지가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