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스톡옵션 대량매도 사태를 겪은 카카오페이 주가가 연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그동안 지속됐던 하락을 일부 만회해 가고 있다.

주가가 이날처럼 상승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간다면 그동안 쌓였던 주주와 내부직원들의 불만을 어느정도 잠재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카카오페이 주가 바닥 지났나, 대표 내정자 신원근 시장 반응에 '촉각'

▲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내정자.


특히 누구보다도 차기 대표로 내정돼 신뢰회복의 과제를 떠안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가 주가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페이 주가는 14만5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보다 6.62% 오른 것으로 20일(7.7%)에 이어 이틀째 높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전날 카카오페이 매각주식 재매입, 카카오·카카오페이 대표 교체 등 정비안을 발표했는데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공동체 얼라이먼트센터(CAC)에 따르면 신 내정자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5명을 잔류시켰다. 이들은 추후 재신임을 받게 된다.

'먹튀 논란'을 빚었던 임원 8명이 모두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상황수습과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 3명만 사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에서 사퇴의사를 밝혔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이날 카카오페이 대표이사직에서도 사퇴했다.

잔류한 경영진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을 재매입하기로 하고 신 내정자는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수익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기로 했다.

신 내정자는 대표로 최종 선임되면 대표 임기 동안에 한주도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부자거래 방지 규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안도 수립하기로 했다.

20일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경영진뿐 아니라 카카오 대표도 교체하면서 그룹차원에서의 쇄신도 단행했다.

이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새 단독 대표로 결정하고 메타버스 및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까지 '경영진 먹튀'의 여파는 남아있지만 시장은 카카오 측에서 내놓은 개선방안을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19일 종가기준 12만8천 원까지 내리면서 상장 이후 역대 최저가를 썼는데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후 이틀에 걸친 반등흐름을 보이며 14만 원 선을 다시 회복했다.

신 내정자 입장에서는 신뢰회복과 기업가치 상승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만큼 하루하루 주가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반등흐름을 보이고 있어 신 내정자로서는 일단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2021년 11월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는 상장 첫날 18만3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24만8500원까지 기록했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여왔다.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신 내정자는 2021년 12월 3만 주의 카카오페이 주식을 처분했다. 처분단가는 20만4017원이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약 40% 올라야 신 내정자가 팔았던 가격에 도달하게 된다. 

그동안 계속된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은 물론 내부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우리사주를 받았던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대량으로 매각했던 임원들과 다르게 구입가격까지 주가가 내려왔는데도 보호예수에 묶여 주식을 팔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페이 주가의 향방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 계열사들의 기업공개 진행여부와도 연관되는 만큼 신 내정자는 대표로 선임된다면 신뢰회복과 함께 기업가치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신뢰회복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상장이 예정돼 있던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신 내정자는 20일 잔류가 확정된 뒤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상심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카카오페이를 처음 출시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