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발 위기 해법 찾아낼까  
▲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대표이사. 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뉴시스>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수립을 위한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연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부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 만큼 이번 전략협의회에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전세계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연다. 경기도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략협의회에 국내 및 해외 10개 지역총괄 대표와 10개 사업부문 대표 등이 모두 참여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협의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전략협의회는 각 사업부문별로 나뉘어 열린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품(DS) 부문 회의를 맡고 신종균,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각각 IT모바일 부문(IM)과 소비자가전(CE)부문 회의를 주관한다.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은 전사지원 부문 회의를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공백 속에서 삼성전자가 사실상 이재용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점친다. 이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것은 2012년 6월 열린 상반기 회의였다.


◆ 성장둔화와 중국의 위협, 두 가지 숙제 받아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전략협의회에서 위기극복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삼성전자 위기설’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24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218조 원의 매출과 32조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와 11% 줄어든 것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3조1천억 원과 영업이익 8조 원을 기록하며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매출의 경우 지난해보다 8% 줄어드는 것이고 영업이익은 16% 감소하는 것”이라며 “특히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줄어드는 것은 2005년 2분기 이후 9년 만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실적부진의 진원지로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을 지목한다. IM부문은 전체 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되면서 도리어 삼성전자 위기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당초 예상치인 8300만 대에 미치지 못하는 7700만 대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18일 기존 전망치보다 5.6% 줄어든 7600만대 판매를 예상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거센 공세는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자국 및 신흥국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1.2%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국업체인 레노버는 0.5%포인트 높아진 4.7%를 기록했다. 화웨이도 점유율 4.7%를 차지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예상되는 이유는 중국업체들에게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뺏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이를 되찾기 위해 무리하게 출하량과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실적 전망치가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중국시장 개척으로 위기해결 모색


삼성전자는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해결책을 중국시장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정체된 선진국 시장과 달리 중국시장은 여전히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글로벌 도약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2012년보다 73.1%나 커진 4억5천만 대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하고 있는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마케팅컨설팅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전자의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8.8%로 23.1%를 차지한 중국업체인 쿨패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현준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4월 말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1억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올해 시장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중저가 모델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기능과 디자인을 중저가 모델에 적용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로 중국시장 개척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이 최신제품인 갤럭시S5 기반 신제품으로 교체되면 올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발 위기 해법 찾아낼까  
▲ 삼성전자는 지난 4월11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125개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