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재신임을 받게 되면 대표이사로 일하게 되는 기간이다.

'장수 CEO'인 이 사장은 하나자산신탁의 실적 증가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어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나자산신탁 실적 증가세 안정적, 이창희 ‘장수 CEO’ 타이틀 이어갈까

▲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


11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이 사장의 임기가 3월 끝난다. 이 사장은 2013년 3월부터 하나자산신탁을 이끌고 있는데 1년씩 연임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이 사장이 맡은 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바탕으로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은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하나자산신탁에 따르면 2021년 순이익으로 93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1년 전보다 15%나 증가한 수치다. 
 
이 사장이 2013년 취임한 뒤 하나자산신탁의 순이익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과 2020년의 순이익만 단순 비교해도 72억 원에서 808억 원으로 11배 넘게 불었다. 

수주 실적도 대폭 증가했다. 2021년 수주실적은 212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2013년 수주실적(233억 원)과 비교하면 9배 넘게 늘었다. 

이 사장이 다른 신탁회사보다 먼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도입하고 이 비중을 늘리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힘쓴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나자산신탁은 “시장 불확실성과 경쟁심화의 극복을 위해 차입형 및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상품 등 고수익 사업모델 중심으로 신규 수주 실적을 확대한 점 등이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건설 현장의 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부담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상품이다.

이 상품은 공사 기간에 시공사가 부도나면 신탁사가 채무를 대신 갚거나 새 시공사를 찾아야 하고 준공기한 이후 건설이 끝나지 않았을 때 금융비용 등도 맡아야 하는 등 신탁사의 부담이 작지 않지만 일반 관리형 토지신탁보다 수수료율이 높다.

하나자산신탁은 이 사장의 판단으로 2017년부터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덕분에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시장에서 KB부동산신탁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나자산신탁의 신용등급 전망 보고서에서 “2017년 이후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가 확대되고 리츠사업과 정비사업에 진출하면서 수익기반이 확대됐다”며 “2019년 이후 경쟁 심화와 리스크(위험) 관리 강화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가 감소 추세이나 절대적 규모 측면에서 우수한 수주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사장의 연임여부와 관련해 하나금융그룹 경영구도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퇴임하게 되면 하나금융그룹의 전반적 경영상황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부동산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하나은행 부동산금융팀장을 거쳐 2010년 하나자산신탁 전신인 하나다올신탁 부사장에 올랐다. 2013년 3월부터 하나자산신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9년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