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LCD패널에서 중국의 BOE에 처음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LCD패널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올레드패널 육성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
|
▲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25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출하량을 기준으로 9인치 이상 대형 LCD패널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의 BOE에게 처음으로 추월 당했다.
BOE는 한국과 대만의 주요 디스플레이업체들이 LCD패널 가격하락세에 모두 지난 분기보다 출하량을 10~20%포인트씩 줄이는 동안 홀로 출하량을 5%가량 늘린 덕분에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BOE의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은 5위였다.
올해 1분기 대형 LCD패널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24.3%로 1위, 대만 AUO와 이노룩스가 15.8%, 14.8%로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위에 머물렀다.
BOE가 디스플레이업계의 흐름과 정반대로 출하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중국정부의 집중적인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정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업체들에게 LCD패널의 출하량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산업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OE 뿐만 아니라 중국 디스플레이 2위 차이나스타 역시 공정시설 확충을 마무리한 상황"이라며 "BOE를 시작으로 중국과 LCD패널 경쟁은 더 치열한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건 사장은 우선 LCD패널사업에서 단가가 높은 고화질 대형 TV패널의 비중을 높이고 공정전환을 통한 원가개선 작업을 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패널은 물량 확대보다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수익성 전략을 펼치면서 출하량 기준에서만 다소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LCD패널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매출을 기준으로는 LG디스플레이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켜냈다.
박 사장은 공정개선을 통한 LCD패널의 원가개선 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에 대만의 디스플레이업체들보다도 낮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LCD패널의 공정전환 개선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산수율을 안정화하는데 고전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공정전환 작업들이 마무리되면 LCD패널사업에서 수익성 개선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이 치열한 경쟁에 접어든 LCD패널 사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중소형 올레드패널 사업을 키우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란 주문도 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업계를 대상으로 중소형 올레드패널 시장점유율 9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의 스마트폰 올레드패널 공급물량을 맡으면서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호재를 맞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패널사업 축소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