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오너3세인 허진수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이 지주사인 파리크라상 사장에 올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해외시장에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안착시키려 노력해왔는데 허 사장이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됐다.
▲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비즈니스유닛장 사장내정자. |
30일 SPC그룹은 허진수 글로벌BU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글로벌사업 부서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SPC그룹은 이번 인사가 파리바게뜨의 국내 성공 모델을 해외에 빠르게 이식하고 국가별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의 국내와 해외사업 모두 SPC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이 맡고 있다.
허 회장은 2018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수출과 현지 진출을 병행해 2030년까지 글로벌사업의 비중을 50%로 높이는 '2030년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허 사장은 이같은 허 회장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해외사업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실적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희망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프랜차이즈 전문지가 현지 브랜드의 세계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해 매긴 순위에서 파리바게뜨는 38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존 외식사업 가운데 현지 브랜드를 제친 유일한 외국기업이었다.
중국에서는 비대면 주문과 매장이 모두 늘면서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허 사장은 2019년 3월 중국에 SPC톈진공장을 준공해 기반을 닦았는데 성과를 눈앞에 둔 셈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국내외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허 사장의 주도 아래 캐나다와 영국 진출 계획도 수립해뒀다.
SPC그룹은 해외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미국법인은 560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싱가포르법인은 78억 원 순손실을 봤다. 다른 국가까지 포함하면 손실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SPC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대런 팁튼(Darren Tipton)과 하나 리(Hana Lee)를 각각 미국법인과 동남아 지역총괄 최고경영자(CEO)로 승진시켜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허 사장은 1977년생으로 SPC그룹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과 파리크라상 전무 등을 역임했고 2015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6년 만에 파리크라상 사장에 오르게 됐다.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데 SPC그룹 오너일가가 파리크라상을 통해 SPC삼립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95%를 차지하는 파리바게뜨도 파리크라상이 운영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2020년 말 기준으로
허영인 회장이 지분 63.5%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허진수 사장과 허희수 전 부사장이 각각 지분 20.2%와 12.7%를 들고 있다. 허 회장 부인인 이미향씨는 지분 3.6%를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