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3곳이 유튜브 단일 영상으로 1천만 명대 조회수를 이끌어내는 등 디지털 접점 활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구독자나 조회수 면에서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과를 냈다.
 
은행권 올해 영상 마케팅 성적표 희비, 농협 강하늘·한소희와 함박웃음

▲ 2021년 은행권 최다 유튜브 조회수를 이끈 NH농협은행의 광고모델 강하늘씨(위)와 한소희씨. < NH농협은행 >


28일 기준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은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살펴보면 규모 순서대로 NH농협은행 약 53만 명, 신한은행 약 37만 명, KB국민은행 약 24만 명, 하나은행 약 8만 명 등이다.

한 은행권 홍보 분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기존 TV광고는 단가 대비 효과도 상대적으로 적어 마케팅의 중심이 유튜브 등으로 넘어가는 추세다"며 "채널 특성상 '스타'를 기용하거나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브랜드 광고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대 은행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보인 콘텐츠는 NH농협은행의 '너 자신을 알라' 시리즈 광고다.

배우 강하늘씨와 한소희씨가 출연한 2분여 분량의 스토리텔링 광고 두개 모두 1400만 대 넘는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너 자신을 알라 광고 시리즈는 젊은 직장인이 겪는 일상의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자산관리서비스 'NH자산플러스'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고 평론 커뮤니티 'tvcf'에 올라온 반응을 살펴보면 "젊은 세대가 마주한 문제들을 인기 배우를 내세워 재미있게 표현했다", "영상 콘텐츠로도 매력이 있다", "공감을 끌어내 완성도를 높였다" 등의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이 1일 게시한 '누수노시뇽(돈의 누수를 막아야 신용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 역시 배우 한소희씨가 출연해 2분14초 동안 유쾌한 스토리텔링으로 NH마이데이터의 강점을 풀어낸다. 

현재 이 영상은 3주만에 조회수 560만 회를 넘으며 빠른 속도로 조회수를 늘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유머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텔링으로 이목을 끌었다면 KB국민은행은 감동에 초점을 맞춘 '맞춤법' 시리즈를 통해 많은 고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30대 부부, 은퇴 뒤 50대 장년이 겪는 현실적 문제들을 꾸밈없이 풀어낸 점이 높인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오십의 맞춤법'과 '서른의 맞춤법'은 각각 1200만 여회, 900만 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올해 KB국민은행이 올린 영상 가운데 조회수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MZ세대를 겨냥해 영입한 걸그룹 에스파가 출연한 영상도 900만 회에 육박한 조회수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크리스마스와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에스파 멤버가 영상통화 형식으로 출연한 짧은 영상을 올리며 젊은 세대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월에는 이례적으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직접 에스파와 광고 영상에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정보제공 중심의 유튜브 서브채널 '마니버니'(구독자 약 12만 명)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스타 배우' 조승우씨의 덕을 봤다. 

조승우씨가 출연한 '마음을 기울입니다' 브랜드 광고가 1200만 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신한은행의 올해 동영상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다. 역시 조씨가 출연한 개인형 퇴직연금 광고영상도 조회수 240만 여회를 기록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올해 MZ세대를 겨냥한 특색있는 콘텐츠들을 다수 내놨다.

신한은행의 캐릭터 '쏠'과 '몰리'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나 짧고 감각적인 느낌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버스' 런칭광고,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씨가 출연하는 배달앱 '땡겨요' 광고 등에 이런 특징들이 잘 드러난다.

이밖에 최근에는 유명 인터넷 강사 이지영씨가 출연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손흥민 선수가 함께한 하나원큐 광고영상 2건이 400만 여 조회수를 기록하며 올해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다.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과 비교해서는 높은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구독자 수와 비례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하나원큐 아파트 대출 광고인 '아파트', Z세대 전용 디지털플랫폼 '아이부자' 광고 시리즈 등도 영화 패러디 등 특색있는 요소를 담아 각각 조회수 300만 여회를 넘겼다.

우리은행은 12월 초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며 게시한 영상 2건이 130만 여회를 기록했다.

가수 블랙핑크와 격투기 선수 김동현씨가 출연했던 영상 등 수년전 콘텐츠보다도 낮은 조회수를 보이면서 올해는 영상 콘텐츠 활용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