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유일의 특급호텔이 매물로 나왔다. 필로스 호텔인데, 포항에서 유일한 특2급 호텔이다.
23일 필로스호텔의 운영주체인 ㈜버티비전에 따르면,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필로스호텔에 대한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달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은 뒤 다음달 이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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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가 지난해 인수한 호텔과 리조트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주 코아호텔, 충주 와이키키호텔, 대구 프린스호텔, 포천 베어스타운 |
이 호텔의 유력한 인수로 이랜드그룹이 꼽힌다.이랜드그룹의 호텔 싹쓸이 기세가 그동안 워낙 무섭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에만 해도 대구 프린스호텔, 수안보 와이키키호텔, 전주 코아호텔, 포천 베어스타운 등 호텔과 리조트 네 곳을 인수했다. 지난해 프린스 호텔 인수 이후 이랜드 관계자는 “좋은 가격에 나온 매물이 있다면 언제든 사들일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랜드그룹이 호텔 싹쓸이에 나서는 것은 그룹 사업 전략과 일치한다.
'의(衣), 식(食), 주(住), 휴(休), 미(美), 락(樂).' 이랜드그룹이 사업확장의 방향으로 꼽고 있는 6대 콘텐츠이다. 박성수 회장이 제시한 방향이기도 하다. 이랜드그룹은 이 6대 콘텐츠를 유통과 패션, 레저 3개의 축으로 나누어 경영을 하고 있다. 호텔 인수도 전국적인 호텔체인을 갖춰 레저 사업의 축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랜드그룹에서 레저 사업을 맡고 있는 곳은 이랜드파크이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7,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0년 매출 623억원에 비해 불과 3년만에 무려 10배 이상 성장했다. 2011년 이랜드월드로부터 외식사업부를 인수하며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뒤 호텔 등의 인수에 적극 나선 결과이다. 어느새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특급호텔은 6개, 리조트는 11개가 된다. 인수 호텔과 리조트는 국내 뿐만 아니라 사이판 팜스리조트, PIC사이판, 사이판 COP리조트, 중국 계림호텔 등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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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
한 M&A 관계자는 “이랜드가 저가에 매물을 사들여 이랜드의 색깔을 입혀 성장동력으로 삼는 데 달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키장과 콘도를 운영하는 베어스타운을 인수했는데, 경영성과에 따라 인수 비용이 바뀌는 방식을 활용해 초기 인수비용을 줄이기도 했다.
이랜드파크는 레저 사업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이다. 테마파크 이월드와 여행사업체 투어몰, 그리고 제주도의 테마파크를 개발하는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의 최대주주도 이랜드파크이다. 한강 유람선 사업을 전개하는 이랜드크루즈의 대주주도 이랜드파크의 자회사인 이월드이다.
업계에서는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엇갈린다. 유통이나 패션 사업은 경쟁이 심한 반면, 레저사업은 상대적으로 대기업의 진출과 확대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랜드파크의 단기차입금이 높아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로부터 2012년 389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은 2012년 229%로 증가했다. 지주회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측은 “중국사업이 순조롭게 성장해 자금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재무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