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와 그의 부인 김건희씨를 향한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관과 검찰총장으로 일하던 시절의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추 전 장관의 행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19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추 전 장관은 여야를 통틀어 대선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인물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선거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 국민의힘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여야 대선 후보군은 모두 사실상 잠행하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만 국민의힘 선대위에 결합해 윤 후보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 추 전 장관의 윤 후보 공격은 예전의 매서움이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쥴리 의혹을 부인한 것을 놓고 “쥴리에 관한 해명이 아니라 피의자로서 성실하게 수사에 응하는 당당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14일에도 페이스북에 “김건희씨의 ‘왜 나만 갖고 그래’하는 식은 논리도 어법도 전두환스럽다”고 적었다.
또 12일에는 김건희씨의 셀프카메라 사진까지 올리면서 허위경력 의혹에 관한 진실을 요구했다.
심지어 윤 후보가 “맞으면서 컸다”고 말한 일을 두고 아이의 얼굴에 윤 후보의 얼굴, 매를 든 여성의 얼굴에는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구원'이 작용한다고 본다.
2020년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추 전 장관과 윤 후보는 큰 갈등을 겪었었다. 이른바 추-윤갈등이라는 말까지 나왔고 급기야 추 전 장관은 윤 후보를 상대로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까지 추진했다.
이런 개인적 앙숙 관계뿐 아니라 추 전 장관은 윤 후보를 검찰개혁의 최대 걸림돌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문민통제에 저항했을 뿐 아니라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정치검찰의 진면목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후보의 대선 도전을 두고 '검찰 쿠데타'라는 말까지 나온다. 윤 후보의 총장 시절에 야당 의원이 여권 인사를 고발하도록 한 배후에 윤 후보 측근 검사가 관여했다는 고발사주은 이런 생각에 기름을 부었다.
추 전 장관의 윤 후보 비판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추 전 장관은 대선 후보 경선 과정부터 검찰개혁을 비롯해 더욱 선명한 개혁 정책을 내걸고 지지층을 결집해 왔다. 분명한 노선과 적극적 활동은 차차기 대선을 향한 행보의 밑천이 될 수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 개혁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로 자리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추 전 장관의 행보를 두고 이 후보의 선거전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가 주로 페이스북이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된다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평가한다. SNS는 매체 특성상 지지층과 접촉면이 넓기 때문이다.
반면 큰 틀에서 보면 민주당 선대위와 조율되지 않은 메시지가 나가면서 엇박자가 날 가능성도 있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의 회초리 관련 사진은 안 좋게 본다”면서도 “나머지 부분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다”고 말했다.
경선에 출마했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럴 때 일수록 더 말을 아껴야 한다”며 “승리에 도움 되는 말은 스피커로 하고 조금이라도 덜 될 말은 귓속말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추 전 장관이 윤 후보 비판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이 후보 캠프에 참여해 직접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16일 이 후보 직속으로 설치된 사회대전환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존경하는
추미애 위원장께서 위원회를 맡아 출범하게 됐다”며 “함께 하시는 여러 위원님들도 대한민국 대전환 준비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이다”고 치켜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