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영국에서 B2B(기업간거래) 마케팅 전문회사를 인수했다.
임대기 사장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제일기획의 견실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힌 뒤 이뤄진 첫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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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제일기획이 영국 런던에서 자회사 ‘아이리스’(Iris)를 통해 B2B(기업간거래) 마케팅 전문회사인 ‘파운디드’(Founded)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임대기사장은 “기업들간 제품기술이 평준화되고 영업경쟁이 심화되면서 B2B마케팅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분야와 시너지를 내 기존고객에 대한 광고대행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고객 영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제일기획이 인수한 ‘파운디드’는 2012년 설립된 뒤 매년 평균 3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총이익 870만 달러(99억 원), 영업이익 220만 달러(25억 원)를 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한국은 각 기업의 영업부서가 직접 B2B마케팅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IT와 컨설팅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전문기업에 대행을 의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은 광고와 리테일 등 B2C마케팅을 중심으로 구축해온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B2B마케팅 분야로 확대해 시장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파운디드 본사가 위치한 영국의 광고시장 규모는 연간 260억 달러(약 3조 원)로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크다.
제일기획은 영국뿐 아니라 미국까지 공략에 나선다. 파운디드는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다수의 미국 기업들을 광고주로 확보하고 있다.
제일기획이 해외기업을 인수하면서 삼성그룹의 제일기획 지분 매각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아직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본사 매각가능성이 작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제일기획 주가 하락의 원인인 지분매각 가능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파운디드 인수에 따른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해외시장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 나가겠다는 기존 성장전략의 일환”이라며 “제일기획이 B2B마케팅을 강화하고 비계열사 비중을 확대한다는 목표실현에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제일기획은 국내 광고시장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신규사업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임대기 사장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B2B마케팅과 이커머스, 글로벌 디지털미디어 등 신사업 분야 역량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인수합병을 통한 견실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제일기획은 해외 42개국에 51개 거점이 진출해있는데 인수합병을 통해 영입한 해외 자회사가 모두 7곳이다. 지난해 해외실적은 전체실적에서 72%를 차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광고업계는 미국 대선과 리우올림픽 등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마케팅 등 신사업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제일기획도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