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율 천보 대표이사가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천보는 중국 화학회사들의 최근 가동중단으로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의 공급부족이 나타나자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틈새를 파고 드는 전략을 펼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천보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 생산 키워, 이상율 기술력으로 틈새 파고들어

▲ 이상율 천보 대표이사.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천보는 증설을 통해 늘리는 전해액 첨가제 물량을 놓고 국내와 일본, 중국 전해액 회사들과 공급 협의를 이미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천보는 새만금산업단지 안에 3만4200㎡ 부지를 확보해 연간 1만 톤 규모의 전해액 첨가제 제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생산할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는 플로로에틸렌카보네이트(FEC)와 바닐렌카보네이트(VC) 2종류다.

이 전해액 첨가제들은 전지수명을 높이고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며 배터리의 안전성 향상을 돕는 물질이다.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전해액의 핵심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커짐에 따라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해액은 전해질(40%), 첨가제(30%), 유기용매(30%)로 구성돼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배터리 전해액 첨가제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1년 101억 달러에서 2025년 146억4천만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천보의 2023년 전해액 첨가제 매출 추정치는 1040억 원으로 전사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해액 첨가제는 현재 양산하는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다"며 "일본 미쓰비시케미칼이 대표적 업체이며 중국 첨가제 전문 기업들과 글로벌 화학회사도 소량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전해질의 구성요소인 리튬염, 용매, 첨가제 모두 공급 부족 상태여서 천보도 기존에 소량만 판매하던 전해액 첨가제의 양산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쟁사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천보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호주와 정치적 갈등에 따라 석탄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전력난을 겪었다. 이에 따라 천보와 경쟁하는 중국화학 기업들이 전해액 첨가제 생산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중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석탄이 채굴되는 산시성 인근에 폭우가 쏟아져 중국 내부의 전력난이 심화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에너지별 발전용량 비중에서 석탄이 51.8%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상율 대표는 중국의 전력난을 놓치지 않고 전해액 첨가제의 고객회사를 넓히는데 힘썼다.

천보 관계자는 “중국의 전력난으로 경쟁회사의 생산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전해액 첨가제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제품 문의가 늘었다”며 “여기에 전사적으로 수요처 다변화를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상율 대표는 전해액 첨가제뿐만 아니라 주력제품 전해질을 다각도로 연구개발해 천보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고성능 배터리에 들어가는 특수전해질 F전해질(LiFSI)의 생산능력을 늘리며 선도적 위치를 다지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이 대표의 2차전지 소재 육성을 향한 의지는 올해 7월 새만금산업단지에서 F전해질 생산시설을 설치하기로 하는 투자협약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전라북도와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의 전폭적 지원과 새만금의 미래가능성을 보고 F전해질 설비투자를 결정했다”며 “2차전지소재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61년 전남 영암군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공대를 졸업했다. 동양화학연구소에 입사해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뗐다. 그 뒤 한빛화학 개발실장을 거쳐 2007년 천보를 설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