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우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프롭테크기업과 제휴를 통해 스마트건설기술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소규모주택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자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과 첨단 IT기술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 건설사와 프롭테크기업들의 협업도 활발하다.
프롭테크 영역이 부동산정보 제공 서비스를 넘어 설계와 시공, 부동산개발영역으로까지 빠르게 확대되면서 건설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우미건설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린 건설업계에서 스마트건설기술 확보를 위해 일찍부터 프롭테크기업 투자에 활발한 행보를 보여온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올해 스마트기술팀을 신설하면서 투자를 넘어 실제 건축 과정과 공법에 IT기술을 접목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건설기술을 통해 현장 효율화, 원가절감 등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건설현장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도 스마트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사내 스마트기술팀은 건설기술 연구와 접목을 위한 전문부서로 프리콘, 건설정보모델링(BIM) 등 다양한 스마트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또 메타버스 플랫폼과 기술부분에도 굉장히 관심을 두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미건설은 3월 착공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공사에 처음으로 프롭테크기업과 협력해 프리콘 기술을 도입했는데 그 뒤 경기도 화성 태안 우미린 센트포레, 양주 옥정 린 파밀리에 등으로 프리콘 기술 적용 현장을 늘려가고 있다.
프리콘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가상현실 공간에서 미리 구현해 실제 착공 전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디지털기술이다.
프리콘 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현장 지형 분석 등을 포함한 빌딩정보모델링(BIM), 가상현실(VR) 등 첨단 IT기술들이 필요한데 우미건설은 이런 가상설계와 건축 디자인 시뮬레이션부분의 기술개발과 적용에 프롭테크기업인 창소프트I&I와 협업하고 있다.
창소프트I&I는 3차원 바탕의 건설정보모델링(BIM) 설계와 통합 디지털건설 관리시스템분야를 주력으로 한다.
우미건설은 스마트건설 영역에서 창소프트I&I 외에도 3차원 디지털트윈 제작기술을 보유한 큐픽스 등과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큐픽스는 건설현장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뒤 3차원 가상현실 솔루션을 통해 입체적으로 공간을 자동 재구성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건설산업에 적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디지털트윈 기술로 건설현장을 복제해 두면 준공 뒤 하자보수의 원인을 규명하거나 원격점검 등을 통해 공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오류도 줄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우미건설을 창업한 이광래 회장의 장남으로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이 부회장은 카이스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LG산전(현 LS일렉트릭)에서 4년 동안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우미건설 안팎에서도 ‘스마트’한 경영자라는 평가를 듣는다.
한때 벤처기업 창업을 꿈꾼 만큼 회사경영에 나선 뒤에도 일찍부터 프롭테크 등 첨단기술분야에 관심을 쏟아왔다.
이 부회장은 IT 접목을 통해 건설현장의 작업방식과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1월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 등과 함께 한국프롭테크포럼을 만들었고 2020년에는 직방이 세운 프롭테크 전문 투자회사에 100억 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인공지능 바탕의 건축설계와 3차원 가상 인테리어디자인 관련 기업인 어반베이스, 부동산 관련 핀테크기업 카사코리아, 부동산개발 관련 솔루션기업 스페이스워크 등 프롭테크기업들에 투자해 왔다.
우미건설은 11월 증강현실(AR)-확장현실(XR) 바탕의 메타버스기술기업인 애니펜에 5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1964년 4월12일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93년 우미건설 기획실장으로 경영에 합류한 뒤 2006년 우미건설 대표이사 사장, 2020년 우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우미건설은 올해 3월 스마트기술팀을 신설하면서 “스마트건축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생존을 위한 필수요소”라며 “스마트건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