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채용비리 관련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조 회장은 잔여임기 완주는 물론 3연임 도전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면서 신한금융그룹의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이 22일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거취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진행한다 해도 3심은 법률심이기 때문에 유무죄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처음 취임했고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해 2023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연임이 결정돼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으나 부담을 한층 덜고 임기 마지막 해를 맞게 됐다.
조 회장이 재연임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렸다. KB금융·하나금융 등 경쟁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미 3연임 이상 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채용비리 관여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기자들을 만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좀 더 엄정한 잣대로 경영 전반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보고 투명한 절차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인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사항을 인사담당자에게 알리는 등 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지원 사실을 전달한 지원자 7명 중 5명이 최종 채용에 탈락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채용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지원자의 서류지원사실을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한 사실만으로는 합격지시로 간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 등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5년간 경영진 자격이 배제된다.
조 회장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이대로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된다면 회장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조 회장은 이번 재판결과로 입지가 한층 안정된 만큼 기존에 추진해온 혁신적 디지털플랫폼 구축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 성장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올 들어 그룹 통합플랫폼 신한플러스 사용환경을 개선하고 모바일뱅킹앱 쏠(SOL) 전면개편을 추진하는 등 그룹 차원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최근에는 BNP파리바카디브손해보험을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전열도 갖췄다. 금융지주에서 비은행부문 실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인수합병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 회장의 채용비리 항소심 결과가 은행권 채용비리 재판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2018년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를 통해 신한은행 등 7개 은행 관계자를 기소했다.
대부분 은행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거나 2심까지 진행이 됐으나 하나은행은 아직 1심이 마무리되지 않아 재판이 장기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