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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올해 초 해양플랜트 건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중공업 노사관계에 긴장이 감돈다. 올해 임단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기싸움이 팽팽하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8일 회사에 제출한 임단협 요구안에 대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1조 원 가까이 순이익을 냈지만 임금인상폭은 소폭에 그쳤다”면서 “회사가 어려울 때를 대비하자며 임금인상폭을 제한했는데 정작 어려워지자 말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임금수준은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보다 낮다. 임금인상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고 두 회사가 임금 동결을 해도 여전히 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노조측은 “권오갑 사장이 취임한 이후 구조조정 등이 진행되며 현장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회사는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들어줄 경우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 9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라는 것이다.
특히 회사 경영권을 침해하는 사외이사 1인 추천권 요구, 전환배치 공동위원회 심의·의결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 회사에 ▲기본급 9만6712원(6.3%) 인상 ▲성과급 250% 지급보장 ▲임금피크제 폐지 ▲정규직 인원수 유지 ▲사외이사 1인 추천권 ▲우수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노사동수 징계위원회 구성 ▲전환배치시 노사공동위원회 심의·의결 등의 내용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4.13총선에서 김종훈 울산 동구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하며 정치력도 강화하고 있다.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4일 김 후보와 공동기자회견에서 당선 후 노조와 함께 노동문제와 지역현안을 공동논의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책협약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노조가 회사를 정치판으로 끌고가려고 한다”며 “노조도 회사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