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금융사 스포츠마케팅 뜨겁다, 프로야구 인기 못지 않아 기회

▲ 2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배구단을 운영하는 금융회사들이 배구 인기를 타고 각종 이벤트를 펼치고 특판상품을 내놓으며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12일 흥국생명에 따르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1-2022 V리그 홈 개막전에서 배구단 창단 50주년을 기념해 ‘어서오십SHOW’ 행사를 연다.

흥국생명은 홈구장을 삼산월드체육관으로 이전한 뒤 처음 치르는 경기에서 창단 50주년을 축하하기로 해 의미를 더했다. 흥국생명은 전신인 태광산업 배구단이 1971년 창단돼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흥국생명은 14일 경기에서 지난 50년 역사를 돌아보고 배구 꿈나무들에게 훈련용품 전달식을 진행한다. 각종 축하무대와 함께 한돈 삼겹살, 한정판 유니폼 등 관중들을 위한 경품도 준비했다.

이번에 프로배구리그에 처음 참가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13일 광주 홈경기 관중 입장 수익금 전액을 광주와 호남지역 유소년 배구 발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9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창단 후 첫 승리를 거둔 기념이다.

페퍼저축은행이 가세하면서 올 시즌 여자프로배구는 사상 첫 7구단 체제로 치러진다. 남자부와 동일하게 7구단 체제를 갖추면서 기존 주5일 경기 일정이 주6일로 변경됐다. 월요일 휴식일을 제외하면 매일 경기가 열린다.

여기에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배구대표팀의 4강 진출 선전으로 배구 흥행은 탄력을 받았다. 국내 최고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 시청률을 여자프로배구가 앞설 정도다.

10월14일 개막 이후 31일까지 치른 14경기 중 케이블TV에서 생중계한 13경기 평균시청률은 1.18%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시청률 0.90%를 훌쩍 넘었다. 지상파인 KBS 1TV에서 중계한 경기 시청률은 최고 2.2%를 보였다.

여자프로배구는 시즌 막판 피 말리는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 프로야구와 같은 시간 경기가 진행됐음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스포츠마케팅을 전개하기 좋은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되면서 관중 입장이 가능해졌다. 10월19일 경기부터 전체 관중석의 20%까지 입장이 허용됐고 11일부터는 수용인원의 50%까지 확대됐다.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 등 구단들이 현장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열고 있는 이유다.

남자프로배구도 예외는 아니다. 여자프로배구보다 인기는 떨어지지만 스포츠마케팅을 향한 의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OK금융그룹 배구팀 읏맨은 9일 1라운드 마지막 홈경기에서 안산 시민 선착순 무료입장 행사를 마련했다. 추첨을 통해 사인볼, 운동화, 요트승선권 등 경품도 제공해 현장관람에 참여한 지역 배구팬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OK금융그룹 읏맨은 OK배정장학재단과 함께 10월21일 유소년 배구 유망주를 위한 2천만 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 스타즈는 연고지인 의정부시와 상생프로그램 ‘의정부 캡(KB)이지’를 진행한다. 

10월 초 후인정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의정부보건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했고 10월20일 시즌 개막전 때는 시에 방호복을 전달했다. 시가 세우는 체육도서관에 서브·블로킹 득점당 도서 2권을 기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은 10월 말 제17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우수 프로스포츠단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코로나19 극복 기부금 전달 등 연고지 밀착 마케팅, 우리카드 회원 티켓 할인 등 모기업 연계 마케팅 성과가 평가받았다.

배구단을 거느린 금융회사로서는 소비자금융 본연의 색채를 살린 행사도 뺴 놓을 수 없다.

IBK기업은행은 10월 알토스 배구단 창단 10주년을 기념해 우승 기원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배구단 성적에 따라 최고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IBK알토스 적금과 배구장 입장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IBK알토스 체크카드로 구성됐다.

OK저축은행은 9일 OK금융그룹 읏맨 배구단 선전을 기원하며 연 2.2% 금리를 제공하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을 선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