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2021-11-05 15: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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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리테일(소매금융)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중개형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시장에 진출했다. 중개형ISA시장은 고객 유입속도가 빨라 개인고객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5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서 사장은 중개형ISA 계좌 출시 등 리테일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IBK투자증권의 모회사는 주로 중소기업 자금을 취급하고 관리·운용하는 IBK기업은행이다.
IBK투자증권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 회사채 인수 및 주선, 중소∙중견기업 특화금융 등 기업금융(IB)부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리테일부문은 기업금융부문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IBK투자증권의 기업금융부문 시장 점유율은 2.8%인 반면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부문 시장 점유율은 각각 0.8%, 1.3%에 지나지 않는다.
서 사장은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리테일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중개형ISA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IBK투자증권은 10월18일 중개형ISA를 출시했다. 중개형ISA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거래금액에 따라 주식 1주 증정, 투자지원금 지급, 기업공개(IPO) 공모주 우대 한도 평생 200%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12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현재 중개형ISA시장에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위주 모두 16개 증권사가 진입해 있다.
6월 말 별도기준으로 자기자본 1조 원 이하 증권사 가운데 중개형ISA 계좌를 출시한 증권사는 SK증권과 IBK투자증권 뿐이다. 두 증권사 모두 10월에 ISA시장에 진출했다.
서 사장은 중개형ISA시장이 커지며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중개형ISA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월 도입된 중개형ISA 계좌의 가입자 수는 9월 말 기준으로 166만2379명으로 집계됐다. 은행을 통한 ISA 계좌 가입자 수 99만9983명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아직까지 은행을 통한 ISA 투자금액이 증권사를 통한 ISA 투자금액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개형ISA 고객은 여유자금이 많은 50~60대보다 20~30대가 많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리테일부문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중개형 ISA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이 IBK투자증권의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해 리테일부문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해외주식거래 수요 확대에 부응하기 위해 10월 말 미국과 중국, 홍콩 등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열었다.
서 사장으로서는 IBK투자증권의 리테일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는 기업금융부문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균형 성장을 도모하려는 이유도 있다. 기업금융부문은 자기자본이 클수록 유리한 구조인데 최근 중소·중견기업 특화증권사가 기존 6개사에서 8개사로 늘어나는 등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의 추세 역시 기업금융부문과 리테일부문의 균형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이다.
리테일 특화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위탁매매부문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기업금융, 자기자본투자, 금융상품 판매 등으로 사업부문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신청하고 인가를 바탕으로 기업금융부문의 일종인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뒀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금융 특화 증권사인데 올해 6월에 상장지수증권(ETN), 7월에는 차액결제거래(CFD)시장에 각각 진출하면서 리테일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기업금융 특화 중소형증권사인 KTB투자증권도 롯데카드와 제휴해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샤넬백 추첨 이벤트를 열고 연내 해외주식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우는 등 리테일부문에 힘쓰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IBK투자증권도 다른 증권사들처럼 기업금융부문과 리테일부문을 동시에 강화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