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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고속 되찾을까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6-18 15: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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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고속 되찾을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다시 품을 수 있을까. 박 회장이 최근 금호고속 인수의지를 밝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룹이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 박 회장의 뜻대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이달 초부터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IBK투자증권는 사모펀드(PEF)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함께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한 대주주다.


IBK컨소시엄은 회계자문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해 인수전에 참여할 업체에 대한 실사작업에 들어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재무자문사로 참여했다. IBK컨소시엄은 재매각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8월 금호고속을 팔기로 했다.


금호고속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인수전 참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의 ‘뿌리’이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호고속은 1946년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광주택시가 전신으로 금호아시아나의 모태라 할 수 있다. 금호고속은 시장 점유율 1위이자 매년 4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금호산업의 알짜 사업부였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로 재정난을 겪자 2012년 8월 금호고속을 분리해 IBK컨소시엄에 매각했다. 금호고속은 매각직전인 2011년까지도 6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의 뿌리를 팔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 금호고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매각했지만 반드시 되찾겠단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최근 그룹 임원회의에서 “금호고속은 아버지께서 세우신 그룹의 모태회사”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팔았지만 반드시 되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16일 박인천 창업주의 30주기 추모식에서 그룹의 옛 영광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이날 “최근 그룹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선친의 기업가정신과 가르침을 본받아 제2의 창업으로 비상과 도약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박 회장이 금호고속 인수를 통해 ‘제2 창업’ 의지를 다질 것으로 본다.


투자은행(IB)업계는 박 회장이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호아시아나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을 매각했을 때 IBK컨소시엄에 2년간 매각을 미뤄줄 것과 매각할 때 금호아시아나와 먼저 협상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오는 8월이 되면 재매각 유예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금호고속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그룹의 모태기업을 당연히 되사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뜻”이라고 말했다.


금호고속을 인수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강하지만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금호아시아나가 2009년부터 5년째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박 회장이 올해 안에 지주사인 금호산업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인수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반대도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고속 인수가 경영 정상화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인수전에 참여하게 되면 박삼구 회장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두 사람이 지난해 9월부터 ‘금호’ 상표권을 두고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어 ‘원조’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두 형제가 인수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금호고속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박삼구 회장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고속 인수전은 2011년 현대건설 인수전처럼 과열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당시 4조 원 정도로 예상됐던 인수가격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쟁으로 5조 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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