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예상보다 빠른 전기차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발표한 미래 전기차 판매계획이 보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전동화 가속화를 위한 수정전략을 준비하고 있고 준비되는 대로 시장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전기차 전환전략 더 공격적으로 수정 중, 제네시스 호조 지속”

▲ 현대차 제네시스 'GV60'.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는 2019년 미래기술전략 발표를 통해 2025년 전기차 판매목표를 56만 대로 제시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판매한 완성차 440만 대의 13% 수준이다.

현대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을 비롯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뒤쳐진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생산계획도 준비되는 대로 시장과 공유하기로 했다.

윤태식 현대차 IR팀장은 “미국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기존 30% 수준에서 최근 50%로 상향 조정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도 이에 맞춰 현재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고 현지 전기차 생산전략 등 사업 경쟁력 방안이 나오는 대로 시장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와 관련해서는 2024년 이후 출시되는 차량에 탑재되는 물량 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구 전무는 “2023년까지 양산이 예정된 전기차의 배터리는 이미 확보한 상태다”며 “2024년 이후 물량은 2023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고 그밖의 전략도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세계시장에서 전기차 9만940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구 전무는 “아이오닉5는 3분기부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며 누적 판매 3만 대를 넘어섰다”며 “내년에도 아이오닉6, GV60의 판매 본격화 등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 전무는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계약 1주일 만에 1만 대 계약을 넘어섰고 연말에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신형 G90 출시도 예정돼 있다”며 “제네시스의 판매 확대 흐름은 2022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성공적 안착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유럽과 중국에서 본격적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며 “현재 2022년 제네시스의 상세 판매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올해 대비 약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모두 14만4천 대가 판매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다.

반도체 공급부족상황은 4분기 다소 개선되겠지만 생산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동남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9월을 넘어가면서 둔화하고 있지만 생산 정상화까지는 추가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4분기 또한 공급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내년까지도 일부 영향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부사장은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3분기는 지난 상반기보다 생산차질 물량이 늘어 사업계획 대비 약 10% 미달했다”며 “4분기에는 생산일수 증가, 반도체 수급 개선 등으로 도매판매가 3분기보다 약 15~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