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안정적으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는 실적과 조직관리에서 역량을 보여주며 증권사 경험이 없다는 취임 초반의 걱정을 하나둘 떨쳐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투자 조직 젊어지고 실적 늘고, 이은형 '경험 없다' 우려 떨쳐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25일 하나금융투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체제에서 하나금융투자는 투자금융(IB)과 자산관리(WM) 등 모든 부문에서 외형이 성장하고 있다.

올해 1~3분기에는 순이익 409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것인 데다 2020년 연간 순이익(4109억 원)과 맞먹는 수치다.

3분기 구체적 실적은 2주 뒤쯤 공시를 통해 발표되는데 역시 각 부문 실적이 고르게 증가했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전체 순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금융과 자산관리부문만 보면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1868억 원, 829억 원으로 2020년 상반기보다 28.1%, 243.9%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실적 증가와 함께 조직관리에서도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를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올해 3월 하나금융투자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틈나는 대로 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진행하거나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자주 들르면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가 중첩되는 등 불필요한 부서는 과감히 정리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부회장이 취임한 뒤 기존에 있던 홀테일부서를 없앤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투자의 상품 경쟁력도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6월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증여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상품 ‘증여랩’을 출시했는데 3개월 만에 판매액이 1천억 원을 넘는 등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부회장은 처음 하나금융투자를 맡던 때만 해도 나이가 어리고 증권사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1974년 태어나 아직 40대인 데다 증권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전임인 이진국 대표(1956년 출생)와 비교하면 2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오른 뒤 해외사업부문을 담당하다가 올해 3월부터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맡고 있다.

5개 국어에 능통하고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해외 전문가’로 통한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고문교수로 일했다.

2011년 하나금융지주에 영입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을 지냈고 중국민생투자그룹으로 옮겨 총괄 부회장 및 투자결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