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정 기자 dajeong@businesspost.co.kr2021-10-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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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승 쌍용C&E 대표집행임원 회장이 종합환경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사업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10일 쌍용C&E에 따르면 홍 회장은 환경순환자원 처리 과정에서 연결지점이 있는 기업과 협력에 나서고 환경시설이 있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상생기금 마련과 녹색채권 발행 등 방법으로 환경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 홍사승 쌍용C&E 대표집행임원 회장.
쌍용C&E는 최근 포스코와 탄소배출 감축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포스코의 제철부산물을 활용해 시멘트 생산에 나서는 것이다.
포스코로부터 나오는 수재슬래그는 용광로에서 쇳물과 함께 배출되는 부산물을 모아 물을 이용해 급랭한 것으로 시멘트와 성분이 유사하다.
시멘트의 주원료이자 천연자원인 석회석 대신 슬래그 사용 비율을 높이면 석회석 사용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시멘트 1톤을 생산하면 1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슬래그를 활용하면 석회석 소성공정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40%~60%까지 저감할 수 있다.
수재슬래그 등 제철부산물을 시멘트에 활용하면 그만큼 원가절감과 함께 탄소절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산업의 특성으로 제철부산물 저장공간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쌍용C&E는 건설 비수기에 제철부산물을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역별 거점을 환경사업부문을 통해 확보하게 됐고 이번 협약을 통해 포스코 제철부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두 회사는 친환경시멘트 개발도 공동으로 참여한다.
홍 회장은 폐기물 처리업체를 여럿 인수하는 등 순환자원 활용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했고 그 결과 많은 처리저장시설을 확보하게 돼 이제는 관련업체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홍 회장은 쌍용C&E의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종합환경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ESG경영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며 "기업활동으로 환경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지표를 발굴하고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 ESG경영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쌍용C&E는 ESG경영의 또다른 실천방안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상생기금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시멘트협회를 통해 강원 충북지역 시멘트 생산공장 소재 지역주민을 위한 발전기금을 조성한다. 250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기금은 주요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강원도와 충북지역 지역주민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쌍용C&E가 친환경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폐기물처리장이 혐오시설로 여겨지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데 이번 상생기금의 조성은 이를 해결할 하나의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 회장은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명분을 확보하면서도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조에 힘입어 쌍용C&E는 9월16일 시멘트업계 최초로 3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에 성공했다. 전통적 오염유발기업으로 취급됐던 시멘트 기업이 환경에 앞장서는 곳으로 인정된 셈이다.
이 채권 발행에 앞서 진행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30곳이 넘는 기관투자자가 모집액의 3배 이상에 달하는 1550억 원의 주문을 넣기도 했다.
녹색채권은 친환경 투자를 위해 발행하게 되는 ESG채권의 한 종류다.
이 채권을 통해 모인자금은 폐열발전설비 설치 등 환경사업 확대에 사용된다.
쌍용C&E는 5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깅업평가에서 녹색채권 발행을 위한 최고 인증등급인 ‘GB1’과 ‘G1’을 각각 받아 놓았다.
쌍용C&E는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과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녹색채권원칙(GBP)에 부합하고 ESG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운영평가 프로세스 등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신용평가원은 “쌍용C&E는 시멘트부문의 우호적 영업여건 아래에서 출하량 및 판매마진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순환자원대체율의 점진적 상승과 환경부문 매출 확대추세를 감안하면 당분간 우수한 이익 창출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는 쌍용C&E의 친환경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서 쌍용C&E가 올해 환경사업부문의 성과와 시멘트업 호황 등으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C&E는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950억 원, 영업이익 261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보다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4.4%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