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인수전이 여가플랫폼기업 여기어때컴퍼니와 중국 여행사 트립닷컴의 양자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여기어때는 숙박 중개에서 여가 전반으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트립닷컴은 한국 여행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발판을 찾고 있다.
 
인터파크 인수전은 여가앱 여기어때와 중국 트립닷컴 양자대결로 압축

▲ 여기어때(왼쪽)와 트립닷컴 로고.


7일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인터파크 인수전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기어때와 트립닷컴이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매각대상은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인터파크 보유지분 28.41%다. 바이오 등의 신사업을 제외한 여행·도서·공연·쇼핑사업부 경영권도 포함된다.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여행업계에서 관심을 보일 기업으로 평가돼 왔다. 여행 관련 예약사업에 강점을 지녔고 여행사 인터파크투어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국내 온라인 항공권 예약시장에서 점유율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행과 연계하기 쉬운 온라인 공연예약시장에서도 점유율 70%를 확보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어때가 인터파크를 인수한다면 여행에 관련되는 온라인 예약사업을 확대하는 흐름에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이사는 5월 취임 이후 여기어때를 여행 관련 활동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여가 플랫폼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발판으로 여행에 관련된 온라인 예약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그가 취임 한 뒤 여기어때 사업목적에 항공·철도·렌터카 등의 예약구매 대행업이 추가됐다. 

여기어때는 8월 앱을 통해 제주도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노선 항공권도 판매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여기어때 최대주주인 CVC캐피탈 한국사무소 대표로서 여기어때 인수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취임 당시부터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쟁사 야놀자가 최근 2년 동안 기업 9곳을 인수한 반면 여기어때는 맛집추천 플랫폼 운영기업 망고플레이트만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인터파크 매각가격을 1500억 원에서 2천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어때는 2020년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320억 원 정도를 쥐고 있다.

여기어때가 대주주 CVC캐피탈의 도움을 받는다면 인터파크 인수에 뛰어들 수 있다. 다만 여기어때가 최근 대규모 지분투자를 결정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여기어때는 7일 해외여행 전문 온라인여행사인 온라인투어 지분 20%를 사들이면서 추가투자를 위한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확보했다.

여기어때는 온라인투어에 투자한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여행업계에서는 매수청구권까지 합쳐 전체 500억 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여행사 트립닷컴은 2017년 11월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한국 온라인 여행시장에서 점유율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한국에서 한국 이용자의 중화권 여행 또는 중화권 여행자의 한국여행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인터파크를 인수한다면 비교적 낮은 국내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 한국여행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여행사이자 나스닥·홍콩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만큼 자금 여유도 상대적으로 크다. 

트립닷컴은 2021년 6월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투자, 만기 정기예금, 금융상품 등을 더해 117억 달러(약 13조9300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