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가 연료전지제품 다변화와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 대표는 연료전지사업을 향한 정부 지원이 본격화하면 시장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오늘Who]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다변화 집중, 유수경 정부지원 업는다

▲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28일 두산퓨얼셀 반기보고서를 분석해보면 두산퓨얼셀은 2019년 두산의 발전용 연료전지사업부문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두산퓨얼셀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0.3%, 2020년 0.9%에서 올해 상반기 1.7%로 확대됐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연구개발비 비중을 지속해서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소연료전지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활로를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의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시장 수주 점유율을 보면 2019년 73%, 2020년 70%에서 올해 상반기 10%로 급감했다.

발전업계에서는 지난해 1월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과 미국의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합작해 설립한 블룸SK퓨얼셀이 수주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두산퓨얼셀 수주점유율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연료전지는 기술장벽이 높아 경쟁구도가 소수기업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장으로 꼽힌다.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경쟁력이 더욱 필요한 시장인 셈이다.

유 대표는 연료전지제품 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기존에 인산형(PAFC) 수소연료전지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는데 고체산화물(SOFC) 수소연료전지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는 블룸SK에너지의 주력제품이다.

인산형 수소연료전지는 여러 유형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연구돼 왔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는 발전효율(전기효율)이 50~60%로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두산퓨얼셀은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국 연료전지기술기업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함께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기존 발전용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가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동돼 기대수명이 짧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저온형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이밖에도 두산퓨얼셀은 고분자전해질형(PEMFC)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방식의 그린수소연료전지 양산도 2023년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두산퓨얼셀은 새로운 유형의 연료전지인 ‘트라이젠(Tri-gen)’ 모델도 개발해왔는데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트라이젠은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를 원료로 전기와 열, 수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다. 수소경제 개화에 맞춰 기존에 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방식에서 반대로 수소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사업까지 확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유 대표는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첫걸음도 내디뎠다.

두산퓨얼셀은 27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수출했다. 중국 포산 난하이 지역에 440kW(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 4대를 설치해 아파트, 건물 등에 전기와 냉난방용 열을 공급하는 것이다.

두산퓨얼셀은 우선 중국에서 해외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수소연료전지 시장확대에 따라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세계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시장 규모는 2030년 최대 25.4GW(기가와트)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주요 수소연료전지시장 보급량을 보면 한국 601MW(메가와트), 미국 483MW, 일본 313MW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 대표는 정부의 연료전지 활성화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27일 수소연료전지 첫 수출을 기념하는 출하식에서 “이번 해외수출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여러 협력사와 협업에 따른 첫 결실이다”며 “이번 첫 수출을 기반으로 중국 산둥성, 베이징 지역 등에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해 시장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안이 확정되는 대로 ‘청정수소발전구매공급제도(CHPS)’ 도입을 서두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청정수소발전구매공급제도는 전기발전사업자에 일정 비율 이상의 수소발전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두산퓨얼셀이 수혜를 봐 올해 상반기 떨어진 수주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수출 관련 기업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수출을 놓고 “민관 공동의 연구개발역량 확충과 생태계 조성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