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3일 온라인으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HMM은 향후 매각을 위해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13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항공산업 생존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 조치다”며 “경쟁당국이 시장과 산업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두 항공사 합병이 소비자의 주머니를 탐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항공운임 등을 철저히 통제하기로 했고 항공업의 국제 경쟁이 치열해 운임을 높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경쟁당국이 앞장서서 다른 나라 경쟁당국도 설득해주면 좋겠다”며 “대우조선해양이나 아시아나항공 등과 관련해 국내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유럽연합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심사 결과와 발표시기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1위와 2위업체 결합이라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노조와 지역사회 등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유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반대행동이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승인되면 독자생존할 수 있을지 반문하기도 했다.
15일로 다가온 쌍용차 본입찰과 관련해 평택 공장부지 등 부동산 개발차익을 노린 투기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이 회장은 “공장 이전은 최소한 7~10년이 걸리고 용도 변경 등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며 “특혜 논란이나 반대 등도 있어 불확실한 계획으로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합병은 쌍용차를 관리하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다”면서도 “능력있고 책임있는 경영주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이 없으면 정상화할 수 없다”면서 “진실성 있는 투자자와 노사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대우건설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KDB인베스트먼트가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안다”며 “필요하다면 매각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HMM 매각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원활한 인수합병을 위해 보유 지분은 단계적으로 처분하겠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HMM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등 정부 정책과 시장을 고려해서 지분매각을 하겠다”며 “구체적 계획은 없으며 지금은 HMM 정상화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그는 “HMM은 10년간 적자를 낸 기업으로 최근 흑자는 우호적 환경 덕이 컸다”며 “다시 적자가 날지 불확실한데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어려운 시절이 끝나고 잔치만 남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형 뉴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에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인사가 내정돼 낙하산 논란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은 성장금융에 지분 8.7%를 보유한 소수주주다”며 “성장금융의 독립적 책임경영을 존중하며 뉴딜펀드의 성공적 조성과 투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